3류 부모가 만드는 우리 미래(아이)(24)
앞에서 사춘기 자녀들이 상담자로 찾는 사람 중 1등이 ‘친구’고 아빠를 찾는 자녀는 1,000명 중 2명 정도라고 했습니다.
주로 엄마가 자녀를 양육하면, 잔소리는 엄마가 많이 하게 됩니다. 그리고 엄마를 무서워하죠. 하지만, 아빠가 주 양육자가 되면 잔소리는 아빠의 몫입니다. 당연히 아빠를 무서워합니다. 항상 무서워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무서울 때가 있다는 것이죠.
잔소리 많은 아빠는 아이한테 별로 좋은 이미지가 아닙니다. ‘간섭’, ‘통제’, ‘꾸중’의 이미자가 형성됩니다. 나중에는 ‘꼰대’가 되겠죠. 절대 좋은 의미가 절대 아닙니다. 그러나 자녀에게 잔소리해도 아내가 크게 말리지 않는다면? 부부의 합의가 이뤄진 잔소리라고 할 수 있겠죠.
부부는 가치관이 다릅니다. 평생 모르고 살아왔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자녀를 양육하는 데도 생각이 다르고 방법도 같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갈등이 생깁니다. 첫째를 양육하는 동안 갈등은 계속됐습니다. 하나를 넘어서면, 또 다른 언덕이 나타납니다. 가끔은 심각하게 다툴 때도 있습니다. 둘이 사랑해서 결실로 나온 자녀지만, 사랑하는 방법이 다른 것이죠.
몇 년 전에 아내가 출장 중 친구 집에서 머문 후, 돌아와서 저에게 한 말이 있습니다.
“00집에 갔더니, 둘 다 아이들한테 언성을 높이지 않고 정말 자상하게 말하더라고. 우리도 그런 모습은 본받아야 할 거 같아.”
“응. 좋은 모습이네.”
부모가 자녀한테 자상하게 설명하고 대화한다는 것, 굉장히 어려운 일이고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그런 가정은 별로 없습니다. 혹, 있다면 대체로 부모가 자녀들과 만나는 시간이 적은 가정일 것입니다. 아내가 예로 든 가정도 부모가 정신없이 바쁜 가정이어서 자녀 양육을 할머니께서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언성 높이고 폭언하는 걸 정당화하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상과 현실이 다름을 인정하자는 것입니다. 결혼과 마찬가지로 자녀를 양육하는 것도 이상과 현실의 차이가 큽니다. 사랑만 주고 싶은 자녀이지만, 그렇게만 하는 부모는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힘든 일이 생기면, 자녀들이 부모한테 제일 먼저 달려갈 거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부모 때문에 고민이 생기는 자녀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잔소리 많은 아빠’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을까요? 방법은 ‘공동 양육’뿐입니다. 한 사람이 자녀의 대부분을 담당하면, 잔소리는 어쩔 수 없습니다. 자녀는 부부 공동의 작품이자, 선물입니다. 자녀의 모습에는 부부의 모습이 공존합니다. 가끔 딸들을 보면서 저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하고, 아내의 모습을 보기도 합니다. 좋은 모습만 본다면, 문제없겠지만 그럴 수 있을까요?
내 모습 중 싫은 모습이 자녀한테서 보이고, 배우자의 꼴도 보기 싫은 모습도 느닷없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조금씩 자의식이 생기고 발달하면, 의견을 말합니다. 어리다고만 생각했던 자녀가 고개를 들어서 눈을 크게 뜨고 자신의 의견을 말하면 한편으로는 대견하지만, 굉장히 기분 나쁠 때도 있습니다. 이 모든 상황을 주 양육자 혼자 겪어야 한다면? 당연히 ‘잔소리’를 기관총처럼 쏘아댈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부분을 둘이 나눈다면? 잔소리가 줄어들겠죠. 부부는 둘이지만, 하나입니다. 하나이면서 둘입니다. 그래서 경험치가 하나가 아니라 둘이고 자녀를 양육할 때, 하나로 통합해서 적용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양육의 시작은 모든 걸 혼자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입니다. 주 양육자가 됐다고 하더라도 자녀 양육은 둘이 해야 한다는 사실을 서로 이해해야 합니다. 즉, 자녀에 대한 정보를 배우자와 적극적으로 공유해야 합니다.
저는 아이들과 관련한 내용을 블로그에 옮겼습니다. 일상을 그대로 정리한 일기 형식은 아닙니다. 대신 아이들과 함께 한 시간 중에 제가 보고 느낀 점을 옮겼습니다. 블로그에 매일 써서 넘쳐흐르는 육아 일기가 아니라, ‘육아(양육) 느낌’입니다. 아내는 이런 제 느낌을 읽고, 아이들에 관련한 정보를 얻습니다. ‘공동’이라고 하기에는 거리가 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엄마의 역할을 찾아서 실행하려고 노력합니다.
다음으로 ‘학습’입니다. 단순히 경험과 느낌만으로 양육하면, 엄청난 실수가 있고, 그 실수를 인지하지도 못합니다. 사실, 아이를 키운 경험이 없었으니 학습하지 않으면 무에서 시작하는 것이죠. 아울러 과거 부모님 세대의 양육 방식을 고수해서는 안 됩니다. 부모님의 연륜을 무시하자는 게 아닙니다. 다만, 의학 지식이라든지 학습과 관련한 부분, 체벌과 관련해서는 새롭게 공부할 분야가 참 많다는 의미입니다.
우리는 자기계발을 위해서 계속 공부합니다. 하지만 가장 소중한 존재, 자녀들을 위한 배움의 시간에는 참 인색합니다. 물론, 가정마다 각기 다른 사정이 있겠죠. 하지만, 그래도 우리 자녀는 그 이유보다 더 소중한 존재 아닌가요?
좋은 아빠 TIP
1. 혼자서 육아를 담당해서는 안 됩니다. 항상 배우자와 상의하고 ‘공동 육아’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안과 밖을 구분해서 자녀를 양육하는 것은 절대로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2. 모르면 배우면 됩니다. 지난 경험과 누군가의 이야기, 느낌에 의존하지 말고 모르면 찾아보고 학습해야 합니다.
3. 현실과 이상은 다릅니다. 그리고 다른 가정과 우리 가정이 다릅니다. 좋은 점은 참고해서 가정의 현실에 맞게 적용해야 합니다. 절대 우리 가정과 다른 가정을 비교할 필요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