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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평범하지 않아요!”

by 조작가Join

“저는 평범하지 않고 특이하잖아요!”


최근에 안아가 엄마와 나눈 대화 중 나온 말입니다.

사실, ‘평범’하다는 표현이 어울릴만한 사람은 없습니다. 《평균의 함정》이라는 책을 보면, 실제로 평균값에 딱 맞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대체로 평범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특이하다’라고 표현합니다. 뭐가 맞는 건지 잘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오늘은 우리 첫째의 ‘특이함’을 갖고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교회에 다니면 크리스마스이브 날에는 유치부부터 청소년부에 이르기까지 축하 공연을 합니다. 안아는 4학년부터 6학년까지 모인 부서에 속해 있어서 축하 공연으로 댄스를 준비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방과 후 수업으로 K-Pop 댄스를 배웠으니, 그럭저럭 잘 따라 했습니다. 혼자 댄스하는 게 아니고 여럿이 같이 추는 것이니, 다른 친구들의 동선에 방해가 되지 않게 움직이는 게 중요할테고요.


당일 안아의 공연 순서가 됐습니다. 열심히 준비한 댄스를 잘 추고 있는데, 아내가 말합니다.


“안아는 왜 다른 애들처럼 동작을 시원시원하게 하지 않을까?”


그러고 보니, 안아의 동작은 굉장히 절제된 모습이었습니다. 이후 공연한 합창단에서도 율동하는 안아의 모습을 보니, 역시 절제된 모습이었고요. 곰곰이 생각해 봤습니다. 그리고 알았습니다.

“안아는 자기가 주어진 공간 내에서 효율적으로 동작을 하는 거야. 다른 사람의 움직임에 방해되지 않게, 스스로 절제하고 있는 거지. 함께 하는 율동이니 저런 배려가 중요한 거지.”

“여보 말을 들으니, 그렇네.”


어찌 보면, 동작을 시원시원하게 크게 하는 친구들이 더 잘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확실히 틔긴 틥니다. 단, 그 친구 주변에 있는 아이들의 동작아 조금 의기소침해 보일 수 있고요. 동작이 시원시원한 아이들과 주어진 공간 내에서 최대한 표현하려는 안아. 분명 전자가 더 잘하는 것처럼 보일 듯합니다. 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아이는 안아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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