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아가 올해 일곱 살이 되었습니다. 태어나서 만으로 세 살까지는 엄마랑 같이 자는 시간보다는 아빠랑 많이 잤습니다. 사실, 수면 중 분유도 아빠인 제가 더 많이 타주기도 했으니, 아빠에 대한 애착이 엄마랑 비교할 게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어느덧 한 살 더 먹고 나니 엄마한테 딱 붙어서 안 떨어집니다. 참 신기했습니다. 더 자주 보고, 더 자주 안아주고, 먹을 것도 더 많이 주는 아빠가 아니라, 한참 덜 자주 보고, 덜 자주 안아주고, 먹을 것도 덜 주는 엄마한테 갑자기 붙으니까요.
이후로 주아는 아빠랑 자는 것보다 엄마랑 자는 걸 더 좋아했고, 부득이한 경우 – 엄마한테 삐지거나, 엄마가 없는 경우 – 를 제외하고는 아빠랑 자는 날이 별로 없었습니다. 원래 혼자 자는 걸 선호하는 저한테도 그리 나쁠 게 없는 일이었죠.
그런데, 갑자기 어제 주아가 엄마 옆이 아닌 제가 자는 침대에 눕습니다.
“오늘 여기서 자게?”
“응.”
“왜?”
“아빠랑 자고 싶으니까!”
“갑자기?”
“응.”
좀 난감했습니다. 그냥 혼자 자는 게 익숙했기에 사랑하는 딸이 옆에 누워도 별로 달갑지 않았으니까요. 보통은 그렇게 조금 누워 있다가 엄마한테 가는데, 조금 이따가 보니 잠이 들었습니다.
‘좀 더 안아주고, 예뻐해 줄걸.’
좀 무뚝뚝하게 대한 게 후회됐습니다.
‘얼마 만에 아빠랑 자겠다고 온 주아인데.’
내일 아침에는 꼭 안아주고,
“아빠는 주아를 세상에서 가장 사랑한단다. 주아가 있어서 아빠는 정말 행복해!”
라고 말해주리라 다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