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박사과정, 입사 후 두달

독일 박사과정의 첫 해: 2022년 2분기

by 김산

2022년 4월 중순 베를린 소재 직장 퇴사 후 2주간 한국행, 그리고 5월1일 박사과정 시작. 한국에 가기 전에 브레멘에 집을 구했고, 한국에서 베를린으로 돌아온 바로 다음날 베를린에서 브레멘으로 이사하고, 이사한 바로 다음날 입사를 하는, 그런 당황스러운 일정. 해냈습니다!


PXL_20220326_111255599~3.jpg 우리동네. 우리집 건물은 이렇게 예쁘지 않다.


브레멘 첫인상은 뭐야 이 도시 정말 아기자기하고 평화롭고 예쁘잖아? 해가 안나고 비바람 몰아치는 북독일 항구도시인데다 독일 연방주 중에 제일 가난한 주라고 해서 기대가 없었는데 도시전경 대만족.



PXL_20220525_114231429.jpg 연구실. 6월까진 이 방을 다른 분과 함께 썼는데, 그 분의 계약이 6월말 만료되며 그때부터 지금까지는 혼자 이 방을 쓰고 있다.


5월 1일 첫 출근 후 제일 먼저 들은 소식은 우리 팀 교수님이 오늘로부터 일주일간 병가로 오피스를 비우게 되었다는 것. 다행히 교수님 비서분의 도움으로 연구실 키와 랩탑을 받았고, 포닥 선배들이 캠퍼스 투어를 해주셨다. 첫 주는 우리팀 연구주제와 관련된 페이퍼를 잔뜩 읽었다. 그 이후로도 5월은 배경지식을 쌓기 위해 페이퍼를 읽는데 시간을 제일 많이 썼던 것 같다. 뭘 해야할지 몰라 일단 닥치는대로 읽었는데, 지금 돌아보니 그때 내가 뭘 읽었는지 머리에 남아있는 건 별로 없다.


6월 초 2주간 여름 휴가를 다녀왔다. 입사전에도 미리 이야기를 해 두었다. 내 가장 친한 스페인친구 결혼식을 떠날거라고. 휴가제도는 내 권리이기도 하지만, 그리고 아무리 독일이라지만 입사 한달만에 2주간 자리를 비우는 게 마음에 걸렸다. 하지만 마음에 걸리는 것은 내 문제. 내 휴가건은 전혀 어렵지 않게 승낙받았고 지금 돌이켜 생각하니 그때, 그러니까 가장 여유가 있던 때에 휴가를 다녀온 것은 오히려 현명한 일이었다.


6월 중순부터는 내 박사논문 프로포잘 구체화 작업도 했다. 6월 말 팀원들에게 프로포잘 발표를 했고 무사통과! 그리고 연구에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선별하고 약식으로 코딩을 해놓는 업무도 병행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입사 후 두 달, 2022년 2분기가 휘리릭 지나갔다. 생각보다 순조롭게 적응했고, 업무와 업무환경도 마음에 들었고, 베를린-브레멘 주말부부 생활도 그 나름대로 일상이 여행처럼 느껴지는 재미가 있었다. 기쁘다는 말을 내뱉는게 조심스러운 내 입에서 기쁘다는 말이 (여전히 조심스럽지만) 자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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