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박사과정의 첫 해: 2022년 2분기
2022년 4월 중순 베를린 소재 직장 퇴사 후 2주간 한국행, 그리고 5월1일 박사과정 시작. 한국에 가기 전에 브레멘에 집을 구했고, 한국에서 베를린으로 돌아온 바로 다음날 베를린에서 브레멘으로 이사하고, 이사한 바로 다음날 입사를 하는, 그런 당황스러운 일정. 해냈습니다!
브레멘 첫인상은 뭐야 이 도시 정말 아기자기하고 평화롭고 예쁘잖아? 해가 안나고 비바람 몰아치는 북독일 항구도시인데다 독일 연방주 중에 제일 가난한 주라고 해서 기대가 없었는데 도시전경 대만족.
5월 1일 첫 출근 후 제일 먼저 들은 소식은 우리 팀 교수님이 오늘로부터 일주일간 병가로 오피스를 비우게 되었다는 것. 다행히 교수님 비서분의 도움으로 연구실 키와 랩탑을 받았고, 포닥 선배들이 캠퍼스 투어를 해주셨다. 첫 주는 우리팀 연구주제와 관련된 페이퍼를 잔뜩 읽었다. 그 이후로도 5월은 배경지식을 쌓기 위해 페이퍼를 읽는데 시간을 제일 많이 썼던 것 같다. 뭘 해야할지 몰라 일단 닥치는대로 읽었는데, 지금 돌아보니 그때 내가 뭘 읽었는지 머리에 남아있는 건 별로 없다.
6월 초 2주간 여름 휴가를 다녀왔다. 입사전에도 미리 이야기를 해 두었다. 내 가장 친한 스페인친구 결혼식을 떠날거라고. 휴가제도는 내 권리이기도 하지만, 그리고 아무리 독일이라지만 입사 한달만에 2주간 자리를 비우는 게 마음에 걸렸다. 하지만 마음에 걸리는 것은 내 문제. 내 휴가건은 전혀 어렵지 않게 승낙받았고 지금 돌이켜 생각하니 그때, 그러니까 가장 여유가 있던 때에 휴가를 다녀온 것은 오히려 현명한 일이었다.
6월 중순부터는 내 박사논문 프로포잘 구체화 작업도 했다. 6월 말 팀원들에게 프로포잘 발표를 했고 무사통과! 그리고 연구에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선별하고 약식으로 코딩을 해놓는 업무도 병행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입사 후 두 달, 2022년 2분기가 휘리릭 지나갔다. 생각보다 순조롭게 적응했고, 업무와 업무환경도 마음에 들었고, 베를린-브레멘 주말부부 생활도 그 나름대로 일상이 여행처럼 느껴지는 재미가 있었다. 기쁘다는 말을 내뱉는게 조심스러운 내 입에서 기쁘다는 말이 (여전히 조심스럽지만) 자주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