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란 무엇일까

대화형 인터페이스, 네번째 이야기

by 즐거미

"인간의 요구와 능력, 행동을 최우선으로 생각한 다음 그런 방식을 수용하도록 디자인해야 한다.", 돈 노만


세부 기능을 생각하기 이전에 해야할 일이 있다.

인간이 대화라는 상호작용에 대해 무엇을 필요로 하고,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고민하는 것이다.



대화란?

우선 대화를 소개하기 전, 턴(Turn)이라는 개념을 소개한다.

말할 차례를 알려주는 단위다.

내가 말을 하다가 다음 사람이 말을 시작한다면, 내가 말한 범위를 하나의 턴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렇다면 턴 테이킹(Turn-taking)은 무엇일까?

언제 어떤 말로 끼어들지 고민해본적 있다면 이미 턴테이킹에 대해 어느정도 알고 있는 것이다.

턴 테이킹은 누가, 언제 말할지 조절하는 행위다.


"A Simplest Systematics for the Organization of Turn-Taking for Conversation" (1974)에 나오는 대화 특징을 소개한다.


대화 분석가들은 "대화"는 아래의 특징을 보이는 "말을 교환하는 시스템"이라고 했다.

1. Speaker의 변경이 일어난다.

2. 압도적으로 한 사람이 한 번에 말한다.

3. 한 번에 여러 명이 말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짧다.

4. 시간 간격과 겹침이 없는 턴 전환이 일반적이다.

5. 턴 순서, 사이즈는 고정되어 있지 않다.

6. 대화의 길이, 화자, 턴의 상대분포는 미리 명시되어 있지 않다.

7. 화자의 수는 변할 수 있다.

8. 대화는 연속적일 수도 있고, 비연속적일 수도 있다.

9. 대화 순서를 명확하게 할당해 줄 수 있다. (예: 다음 화자를 선택할 때)

10. 턴 구성단위가 다양하다

11. 잘못된 대화를 수정하는 메커니즘이 존재한다.

쓱 훑어보면 대화는 자유도가 굉장히 높은 시스템이다.

서비스로 구현할 수 없는 수준이지만, 다행히 우리에게는 텍스트가 있다. 카톡, 메시지와 같은.

텍스트 형식의 대화에서는 턴 테이킹에 실패해도 문제가 적다.

말을 자르지도 않고, 잘못된 말을 무시하고 이어서 대화를 진행하기도 쉽다.


대화의 동작방식

텍스트든 음성이든 핵심적인 동작방식은 같다.


1. Recipient design

화자는 말하는 내용을 청자에 맞춰 조정한다는 개념이다.

우리는 어린이에게 갑자기 정치 얘기를 하지 않는다.

상대의 지식과 문맥에 맞춰 common ground를 형성해 나간다.

2. Minimization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대화는 길 필요가 없다.

여행 계획을 짤 때, 갑자기 여행가는 국가의 역사 강의를 시작한다면 대화 상대는 달아나버릴 것이다.

같은 이해수준을 가지기까지 필요한 정보만 간단히 전달하는 것이다.


3. Repair

말, 듣기, 이해 등의 다양한 문제로 발생하는 대화의 흐름 속에서 실패를 수정해 나가는 과정이다.

질문을 하기도 하고, 인상을 찌푸리기도 한다.


A: 저 번호가 뭐라고 하셨죠?

B: 010-...

A: 아 가게 번호요.




대화라는 것은 참 쉬워보인다. 매일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속엔 복잡한 인지적·사회적 동작이 숨어 있다. 인간 간의 대화든, 인간과 기계의 대화든, 이를 잘 설계하려면 구조와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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