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음악

슬플 때 슬픈 음악을 들어야 하는 이유

by 전성배

※음악과 함께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https://youtu.be/DPiT4mcSO0M)※ 모바일 화면으로 재생시, 재생버튼을 누른 후 우측 하단의 ↗↙버튼을 누르면 본문으로 되돌아가도 멈추지 않습니다.


슬픔을 이겨낼 방법


당신은 슬플 때 어떻게 극복하나요? '극복'이라는 단어가 한 겨울 칼바람처럼 버겁다면, '위로'라는 뭉뚱 한 단어로 다시 질문할게요. 당신은 슬플 때 어떻게 위로하나요?

슬픔을 위로하는 방법은 각자의 개성이 개입된 듯 사람마다 각기 다르다. 먹기, 자기, 놀기, 여행, 쉬기, 책 읽기, 영화보기 등 무궁무진하니 다 나열하는 것도 버거울 정도다. 슬픔의 장르에 따라 조금씩 위로의 가능 여부도 재봐야 하겠지만, 대체적으로 이러한 과정 속에 슬픔을 이겨낸다.


그리고 실의에 빠진 당신에게 타인은 슬플 때는 신나게 또는 즐거운 음악과 행복한 것만을 보라고 한다. 슬픔에 잠겨 있는 것 자체가 '처량하다'라는 타이틀을 걸어두어, 슬픔을 곱씹는 것 자체가 주책맞고 구질 구질하다고 말하면서 말이다. 그럼 그러한 행동으로 얼마나 이겨낼 수 있을까 당신은.


난 그것을 기간으로 따진다면 적어도 온전히 슬픔으로 이겨낸 시간보다는, 처량하지 않기 위해 밝게 보낸 시간이 더 힘들고 길 것이라 생각한다. 더 괴로울 거라 생각한다.


사실에서 만들어지는 이야기


지금 당장 당신의 슬픔에 동조(同調)해줄 것이 뭐가 있을까, 가장 발 빠르게 당신에게 와줄 것은 '음악'이다. 음악은 드라마나 영화처럼 긴 러닝타임으로 차근차근 희로애락喜怒哀樂을 당신에게 전하지 않는다. 당신에게 그런 긴 시간을 공들여 전하기보단 마치, "난 이야기할 테니 너 스스로 느껴봐"라며, 시詩를 낭송할 뿐이다. 하지만 분명 묵직하게 당신의 슬픔에 노골적으로 다가온다.


그렇게 당신은 지금의 슬픔과 가장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 가사에 더 진한 동질감을 느끼며, 더 깊숙이 슬픔에 빠진다. 그리고 그 슬픔이 당신을 위로한다. 슬프고 괴로울 때, 행복한 이를 만나고 사랑스러운 이야기만 전하는 그는, 당장 슬픈 당신에게는 독(毒) 일 수도 있다.


행복한 그가 당신에게 힘내라, 잊으라 하는 말은 당신을 살게 할 수 있을까? 그가 말하는 진언(盡言)에는 분명 위로와 조언이 있지만, 그것이 당신을 되려 벼랑 끝으로 내 몰 수도 있다. 어떠한 빛나는 위로보다도 어쩌면, 고개 숙인 공감과 슬픔의 맞교환이 당장 죽을 것 같은 당신을 살게 할지 모른다.


슬픈 음악은 말한다. 당신과 같은 슬픔을 나도 알고 있다고, 당신만이 슬픔에 갇혀 있지만은 않다고, 그러니 나와 함께 살라고


너에게로 가는 길(feat. J)


2009년에 발매된 조성모의 7집 'Second Half'의 수록곡 중 하나인 '네에게로 가는 길'은 가수 'J'가 피처링한 곡으로 위에서 말한 슬픔의 포커스를 이별에 맞춰 이야기하고 있다.


아무래도 당시 타이틀곡은 '행복했었다'라는 곡이었기에 많이 주목받지는 못했다. 나 또한 모르고 지나칠 뻔하다 앨범의 전곡을 듣고 나서야 알게 된 곡이다. 난 보통 곡만 보고 듣는 편이지만, 맹목적으로 듣게 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가수 '린, 조성모, 심규선'등이 그렇다. 그들의 음색과 음악적 색깔은 단 한 번도 실망시킨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도 그들의 음악이라면 구분 없이 듣는다. 그리고 좋았던 곡은 대게 노력 끝에 찾아지기보단 우연한 계기로 듣게 되어 빠져 들게 되는데, 이 조성모의 '너에게로 가는 길'이 후자에 속한다. 다양한 악기를 사용하기보단 온전히 기타와 목소리만으로 이야기하는 곡으로, 상당히 마음에 들어했었다. 발매 당시의 시대가 시대인지라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BGM으로 쓸 정도였으니, 그 호감이 어느 정도였는지 예측할 수 있겠지?


크게 지르기 보단 잔잔히 이야기하 듯 부르는 조성모의 미성과, 허스키한 J의 목소리는 잘 어우러져 곡을 마치 한편의 이야기로 전하고 있다. 대사를 나누 듯 진행되는 이 곡은 3분 30초라는 시간 내내 끊임없이 남자는 언제까지고 깨지지 않을 사랑을, 여자는 그것을 지켜줄 수 없는 미안함을 이야기한다.

같은 역에서 출발했지만, 그 목적지가 서로 달랐던 것이다. 종착역까지 함께 가는 것을 의심치 않던 남자와 생각보다 빨리 내려야 하는 여자는 지금 마지막 역을 향해 가고 있다.

이 곡은 사랑의 정해진 말로를 말한다. 어떠한 사랑도 동시에 감정을 끝낼 수 없다고, 반드시 계속해서 부풀어 오르는 풍선과 중간에 입을 떼는 누군가로 나뉜다고.


마지막을 맞이하는 사랑하는 남자와 사랑하지 않는 여자의 이야기, '너에게로 가는 길'이었다.


INSTAGRAM / PAGE / FACE BOOK / NAVER BLOG / TISTORY (링크有)
매거진의 이전글윤종신, 좋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