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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성배 Sep 10. 2017

농부에게 받치는 글

단 한 사람만 행복할 수 있다면

난 시기심과 욕심이 많은 사람이었다. 이 시기심은 유독 나보다 더 나은 이를 보았을 때 머리를 내밀었고, 더 멋지고 더 잘 벌고 더 잘 사는 이에게서 시기를 넘어선 '시샘'이 되어 나타났다. 어렸던 나는 다소 애처롭기까지 한 이 감정을 지니고 살아갔다.


지금 이렇게 키보드를 두드리는 녀석과는 꽤나 큰 괴리감을 지닌 모습이다. 지금의 난 더 이상 그들을 부럽다 하지도, 그들에게서 열등감을 크게 느끼지도 않는다. 나와 그들 사이의 '다름'이 있음을 인지한 까닭이다. 더 나아가 이제 나만이 할 수 있는 장기와 나만의 장점을 하나씩 하나씩 보물 찾기를 하듯, 인생에서 캐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글쓰기'이다. 글을 쓰는 이 순간 만큼은 다른 어떤 이보다 난, 근사한 사람이며 자신의 생각을 조리 있게 담아 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니 말이다.


아, 원래 하고자 했던 말에서 조금 다른 길로 샜다. 진짜 이야기는 지금부터다. 원래 하고자 했던 이야기는 농부에 대한 이야기 이다. 시기심 많고 욕심 많았던 난, 다른 어떤 누구보다 잘 되기를 간절히 희망했다. 최소한 그들보다는 더 낫기를 바라는 어리석은 마음도 가졌더 랬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유일하게 그분들에게 만큼은 변하지 않는 마음 하나가 있다.

농부는 누구보다 잘 되어야 한다.
pexels

'일년'이란 시간을 모든 이에게 평등하게 쥐어주어 보내게 한 다음, 한명 한명을 헤어린 다면 농부만큼 치열하게 살아낸 이는 없을 거라 생각한다.


나는 이 농부라는 직업이 태초부터 사라지지 않고 이어온 유일한 직업이라 생각한다. 과거 인류는 도구의 사용이 가능해 지면서 농경사회의 막을 올리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인류는 농작물을 키웠으며, 훗날 가축을 키우는 데까지 영역을 넓혀 더 퀄리티 높은 자급자족 사회를 구축했고, 이후 발전은 브레이크가 고장난 자동차 마냥 무한데로 이어나가 화페를 만들고, 서로의 물품을 사고 파는 사회로 저물게 했다. 그렇게 금세 2,3,4차 산업혁명을 넘어 5차 산업 혁명을 바라보게 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인류는 가장 눈부신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정신이 혼미해 질 정도의 변화. 하나, 폭풍같은 변화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은 채 이어지고 있는 직업이 있다. 바로 '농부'. 유일하게 태초부터 이어온 직업.


우리가 먹는 것을 멈추지 않고 살고 있는 땅을 잃어버리지 않는 이상, 절대로 사라지지 않을 직업일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농부는 꼭 잘 되어야 한다. 인류를 살게 하는 그들은 반드시 누구보다도 나은 삶을 누려야 한다. 이것은 과일 장사를 시작한 이래 쭉 이어온 마음이다.


하지만, 농부의 삶은 언제 자식을 죽여 보내야 할 지 모르는 낡은 외다리 위에 선 인생이다. 일 년을 열심히 키워낸 자식들을 여러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하루 아침에 죽여 보내거나, 헐값에 넘겨야 하는 불행하기 짝이 없는 인생이다.


그럼에도 농부는 자신의 삶을 '사명'같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 여기며 살아간다. 좀 더 편안한 삶과 나은 삶을 원하는게 당연할 텐데도, 농부의 삶을 선택한 이들. 다른 모든 이가 기피했던 외로운 삶을 짊어지는 것을 택한 그들.


누군가는 반드시 부족한 삶을 살아야 세상이 균형을 이룰 수 있다면, 그들 만은 아니길 바란다. 나는 그들의 편을 들겠다. 그들이 있음으로써 우리가 사는 것이기에. 그들이 모든 고통을 감내하기에 우리가 편히 살 수 있는 것이니.


나는 그들의 편을 들고 싶다. 농부의 삶을 존중한다. 그들의 삶이 누구보다 낫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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