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발전을 믿는다.
뉴스를 보다 가슴 뛰는 소식 하나를 접했다. 제주에 사는 농부 '김관식'씨가 '국산 바나나'재배에 도전하는 중이며, 벌써 진행 중에 있다는 소식 이었다. 한데, 국산 바나나는 사실 생소한 농작물은 아니다. 지금은 확연히 농가가 줄기는 했지만, 분명 아직까지 '제주산 바나나'는 꾸준히 시중에 나오고 있다.
그렇담 이 농부의 도전은, 도전이 아니라 그저 기존 국산 바나나 시장에 뛰어든 것일 뿐일까? 아니, 그는 정확히는 이제 경쟁이 가능한 바나나 재배에 도전한다는 것이다.
제주도는 연평균 기온이 15도를 넘길 만큼 따뜻한 지역으로 오래전부터 감귤을 재배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고 있었고, 1960~70년대 본격적으로 감귤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머지 않아 감귤나무는 '대학나무'라는 별칭이 붙을 만큼 고수익을 보장하는 효자품목으로 자리 매김 하기에 이른다.
하나, 언제까지고 이 명성이 계속될 리 만무하기에 대비책이 필요했고, 1980년대 감귤을 대체하기 위한 품목 중 고소득을 가능케할 바나나가 도입되었다.
당시에는 연간 2만 2000t이나 생산될 만큼 많은 농가가 재배에 뛰어 들었으나 찰나였을 뿐, 1990년대 들어 서서히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이유는 다들 예상할 수 하듯이, 저렴한 수입 바나나가 국내 시장에 들어오면서 부터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너무나 환대 받아 마땅할 변화지만, 당시 대체 작목으로 바나나를 선택했던 농민에게는 적잖은 타격을 주었다.
제주에서 바나나를 재배하기 위해서는 시설 재배가 필수였고, 자연스레 재배 물량도 한정적일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인건비 또한 무시할 수 없었으니, 제주산 바나나는 고급과일로 치부되며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가격에 일반 서민은 쉽사리 범접할 수 없었다. 그에 반해 수입 바나나는 맛도 좋으면서 가격까지 저렴하니, 제주산 바나나가 당해낼 재간은 없을 수 밖에.
이러한 사정은 아마도 '천혜향 , 황금향 , 레드향, 한라봉'과 같은 만감류가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그런데 최근, 농부 김씨가 승산 있는 경쟁이 될 거란 이야기를 꺼내 든 것이다. '벤로형 온실'(쉽게 말하자면 대형 사이즈의 온실)이라는 재배 시설을 갖춤으로써, 중장비 이용 및 기계화를 통한 생산을 가능케 하는 것으로 인건비를 과거에 비해 확연히 낮출 수 있게 되었고, 바나나를 재배할 적에 발생하는 바나나병 또한 예방할 수 있어, 생산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내용 이었다.
물론, 수입 바나나와 같은 가격에 공급하는 것은 불가능 하다. 하지만 '국산'이라는 타이틀과 수입과 다른 '고품질 바나나'라는 이미지로 끌고 간다면, 충분히 바나나의 또 다른 상품군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본다.
해를 거듭할 수록 고온다습해지는 우리나라의 기후는 이제, 기존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열대 과일을 해가 다르게 새로이 열리게 하고 있다. 그와 동시에 우리나라 토종 과일 또한 변하는 기후 탓에 서서히 쇠퇴하고 있다. 빛을 밝히면 분명히 어둠이 생기는 것처럼, 양쪽 모두가 동시에 득을 취할 수 없는 형국이다.
그렇기에 난 기술의 발전을 믿는다. 쇠퇴하는 토종 과일의 존폐 여부는, 기술의 발전으로 그것들을 얼마나 잘 지키며 끌고 나갈 수 있냐에 달렸다. 또한 수입에만 치중하던 열대 과일이 국내에서도 보편화 될 수 있다면, 우리는 보다 자국의 농산물에 사랑을 쏟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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