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가 빈번했던 그때가 더 나았을지도.
사실 당신의 인향人香이 좋았다. 가끔씩 자신의 향을 어지간히도 자랑하고 싶었는지 손 부채질하는 모양새가 눈살을 찌푸리게 할 때도 있었으나, 엄연히 당신의 향이 그런 것이니 아름다운 이가 자신의 아름다움을 알고 잘난 이가 자신의 크기를 알 듯이, 당신 또한 그런 것이라 생각하며 넘겼었다. 자만하지만 않는다면야. 자신의 위치는 오직 스스로가 만드는 것이기에 자신을 어느 곳에 올려두던 그건 사단私斷이니, 전적으로 당신을 당신에게 맡겼다.
그것은 친구로서의 역할이었고 당신의 삶에서 제 삼자인 내가 할 수 있는 도리였다. 하지만 그것을 당신은 몰라 주었는지, 우리를 이렇게나 몹쓸 어색함에 놓이게 하고 말았다. 이것은 전적으로 당신의 잘못이다.
그리고 그런 당신을 용서하지 않던 나는 잘못을 넘어선 죄인일지 모른다.
오래전부터 사람은 '후회의 동물'이라는 말이 있다. 제 아무리 배움이 깊고 나이가 사람을 무르익게 한들 불완전한 존재인 사람은 실수를 범하게 된다. 실언失言 또한 그 실수의 한 대목이다. 발언에 아무리 조심성과 망설임을 키워도 그 말 앞에 서있는 사람이 재판관이 되어 전적으로 판단하는 것이니, 의도치 않게 실언이 되는 경우는 비일 비재하다. 그렇기에 그저 사람은 세월을 살아내는 만큼 재판에 노련한 변호사 혹은 판사가 되어 자신에 말이 변모할 실언의 수를 줄여 나가면 될 뿐이다.
그렇게 우리는 후회의 수를 줄여가며 살면 될 뿐이다.
하나, 그 날 나는 입만 살았던 모양이다. 당신이 뱉은 말들이 나에게 왔을 때 난 너그러운 재판관이 되지 못했다. 당신의 모든 말과 표정 손짓에 유죄를 판결했다. 그것은 도가 지나친 영격迎擊이 되어 당신을 공격해야 한다는 뻔히 후회가 될 언사로도 이어지고 말았다.
나는 의사인 적은 없었음에도 인생 최대의 실수가 될 오진을 한 것 같았고, 단 한 번도 판사인 적은 없었음에도 무고한 이에게 오판을 내린 듯한 후회가 밀려왔다.
개인의 실수는 결국 상대에게 까지 후회를 불러왔다. 상대에게 번져 버린 후회는 화해를 도출하는 것을 더욱더 어렵게 만들었다. 그래서 나는 당신과 어색한 현재를 유지하고 있는 듯하다. 나 스스로 썩 시원스럽고 넓은 마음을 가졌다 생각했지만, 역시나 나도 나를 두고 자만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가끔은 어렸던 그때가 너무나 그립다. 실수가 빈번했던 지난날이 되려 더 편했던 것 같다. 그땐 빈번한 실수가 되려 화해를 하는 갖은 방법을 익히게 했으니 말이다.
※ 사진 '와카레미치' iPhone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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