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발전이 가능케 하지 않는다.
인간의 욕구는 단조로웠다. 먹고, 자고, 안고, 살고 싶었다. 그것은 지적인 진화와 함께 좀 더 세세한 욕구로 발전하면서 소유욕과 구역을 넓히고 싶은 욕구, 많은 것을 누리고 싶은 욕심으로 커졌다. 이러한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기술의 발전은 필수적이었다. 인간은 불과 몇 세기 전까지만 해도 동물을 이용한 이동이 한계였던 역사에 배와 기차를 등장시키고, '니콜라우스 오토'라는 발명가가 발명한 가솔린 엔진을 이용해 '칼 벤츠'라 불리던 인물은 1886년 최초로 자동차 개발에 성공했다.
먼 거리의 이동이 가능해짐에 따라 대륙간의 교류도 활발해지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부딪히며 각기 다른 소규모의 문화는 하나로 점철되기 시작했다. 이후에 1903년 라이트 형제가 발명한 비행기가 최초 비행에 성공하면서 문화는 비로소 하나가 되었다.
그로부터 100년 지난 현시대는 '우주 시대'라 불리며 행성 간의 이동이라는 불가의 영역을 넘보고 있다. 수백 년 전까지만 해도 이 땅이 세상의 전부라 여겼던 인간은 사실, 이 또한 무량대수의 세상 중 하나라는 사실을 자각하면서 보다 많은 세상을 개척하기 위해 기술의 발전에 더욱더 힘을 쏟았다.
물리적 거리가 점점 무의미해지는 세상이다. 더 이상 육체의 거리감으로 인한 마음의 소원함은 찾기 힘들게 되었다. 하나, 마음의 거리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다. 아니 되려 물리적 거리와 반비례적으로 멀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단순했을 것이다. 좋아하는 마음을 밀고 당기는 어처구니없는 일은 없었을 것이고, 함께 있고 싶은 욕심에 자제력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위로와 조언, 격려는 가장 간편한 언어로 강하게 전달되었으며, 그저 '진심'하나로 전하는 위로는 절대적이고 믿어 의심치 않을 순수함으로 상대에게 닿았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어떨까? 지식은 가장 수준 높은 '마음'이라는 학문을 설명하기에 이르렀다. 보다 멋지고 체계적이고 수준 높은 경험으로 숱한 인간의 고민과 생각, 미래에 대해 설명과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더 이상 고민과 걱정이란 단어가 무의미해지는 미래까지 엿볼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나아가고 있다. 아무리 마음을 캐내어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더욱더 깊어져 가는 듯하다.
오만 때문이다. 스스로의 배움과 경험을 남보다 높이 여겨 자신의 말이 곧 그에게는 최대에 정답이 될 수 있을 거란 자신감 같은. 위험한 생각이 아닐 수 없다.
불변의 법칙은 아니나, 대부분 어른이 어린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내리꽂는 대화 속에서 찾아볼 수 있다. 나는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에 의미가 단순히 노화의 정도를 결정짓는 수치가 아니라, 점차 사람의 경험과 지식 능력이 축적되어 간다고 생각한다.(그렇게 생각하면 나는 아직도 한참 미숙한 어른이지만.)
그렇기에 어른의 말에는 근거 같은 것이 어느 정도 기반이 되어 있다 생각한다. 하지만, 요즘은 그 기반에 진심과 배려가 없어졌다. 그저 "나는 이랬었는데 너는 왜 그러느냐" "아직도 방황 중이냐" "결혼은 언제 하려는 거냐"라는 말로 위에서 아래로, 넓은 곳에서 좁은 모퉁이로 몰아넣을 뿐이다.
그저 "걱정과 마음이 쓰여하는 소리다"라는 말로 겉을 두른 채 사실은 가시 돋은 속말을 던진다. 그저 아플 따름이다. 정말로 진심과 배려와 걱정이 있다면, 그에게 꿈과 응원, 위안을 건네야 하는 것이 아닐까?
말은 던지는 것이 아니다. 상대에게 정확하게 안착될 수 있도록 건네는 것이다. 어른과 어린 사람의 대화뿐만이 아니라 친구와 친구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 이쯤에서 우린 사람과 사람 사이에 스스로가 혹시 내리꽂거나 던지는 대화를 했던 것은 아닌지 한 번쯤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마음과 마음은 기술의 발전으로 거리를 좁힐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한 번의 돌아봄과 두 번의 배려, 진심을 기반으로 한 따뜻한 대화만이 가능케 하는 영역이다.
※ 사진 '와카레미치' iPhone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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