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과 음성이 동시에 작용했을 때의 시너지는 생각 보다 거대했다. 단일로 행할 때와 함께 행할 때. 타인은 보다 우호적이었고, 자제력을 보였으며 한 걸음 멈춰 생각하는 조심성을 내비쳤다. 그 말인즉, 두 행동이 함께 하지 못했을 때는 타인은 보다 감정적이었고 딱딱해졌다. 조절하지 못하는 맛을 파는 일은 상자의 뚜껑을 닫고 송장을 붙인 이후부터 독자의 미소를 발견하기 전까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안기며 나를 괴롭힌다. 이것은 마치 새로운 누군가를 만나는 날, 그가 나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고 지금의 나를 어떻게 보는지에 대한 궁금증과 근심을 동시에 갖는 일과 비슷하다.
조절하지 못하는 맛. 옷이나 제품이라 말하는 공산품이었다면, 이 긴장을 느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모르긴 몰라도 이 긴장과는 조금은 달랐을 것이다. 나는 그 차이가 관여할 수 있는 범위의 허용치에 있다고 생각한다. 음식을 만들어 파는 셰프나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자. 옷을 만드는 디자이너는 소위 말하는 고객의 니즈를 보다 신속히 파악해 반영할 수 있는 허락이 쥐어진다.
반면 농산물은 어떨까. 타 제품군처럼 관여할 수 있는 범위의 책정 자체가 쉽지 않다. 일부러 막기 위해 묵직한 벽 하나를 세운 듯한 막막함 같은 것이 은연중에 느껴질 정도다. 연유는 무엇일까.
누구나 한 번쯤은 스쳐지나며 들었을 "자연 앞에 인간은 무능력하다"라는 말에서 추측해보았다. 농부의 노하우, 업계에 노출되어 있는 확실한 농법과 보다 이상적인 기후 조건을 조성하기 위한 인위적인 시설의 제작까지. 사람은 보다 월등하고 균등한 맛을 만들기 위하여 각종 기술이 현시대로 접어들며 발전하는 수 십 년 동안 함께 숱한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결과는 열이면 열 개의 농산물의 맛을 동시에 끌어내는 데는 여전히 명확한 해답을 찾지 못한 상태다. 당도 선별기나 비파괴 선별법, 동시에 보다 높은 기준점을 제시함으로써 조건을 충족하는 것을 추리는 것으로 해답보단 방편을 택했다. 그리고 여전히 나는 그 방편뿐인 농산물을 어려워하면서도 좋아하고 있다. 조심스러운 짝사랑의 정점, 딱 그 위치에서 일정한 거리를 둔 채 함께 하고 있다.
23살에 군 전역 후부터 이어졌던 과일을 비롯한 농산물과 가까이했던 삶은 득과 실이 수십 번을 번갈아가며 찾아왔지만, 이는 분명 다른 삶이었다 해도 마찬가지였을 시련이리라.
나는 그 안에서 글의 대한 오래된 애정이 바래지기 전에 그늘을 내어줄 수 있었고, 글과 함께 농산물을 전할 수 있는 방안을 구상할 수 있었기에 실의 갯수가 더 많다고 한들, 득의 가치가 크니 행복한 삶이라 생각한다.
하나, 분명 어려움 또한 계속해서 따라다니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앞서 말한 말과 행동의 이분화였다. 당시 직접적으로 사람을 대면하며 팔았던 과일은 앞서 말한 맛의 균등함을 갖지 못했다 하더라도 사람을 베푸는 것으로 유대를 쌓을 수 있었다. 그 유대는 곧 믿음이었고, 때론 그들이 원하는 맛을 얻지 못해도 다음을 기약하는 여유를 갖게 했다. 이는 말과 행동의 결합으로 인한 명확한 사실이었다.
하지만 인터넷을 통해 팔기 시작한 이후로 표정은 가려졌고, 남은 것은 텍스트와 음성뿐이었다. 그것으로 해답에 닿지 못한 농산물이 전해졌을 때 나올 혹평을 갈무리하여 설득하고, 중구난방 튀어 오르는 독자의 불편함을 잠재워야 했으며 개운함 마음을 심어줘야 했다. 당연히 쉽지 않았고, 여전히 가끔씩 나타나는 독자의 날선 말들을 감내하고 있는 중이다.
조절할 수 없는 맛을 판다는 것은 어렵다. 그 안에서 소량의 조절된 맛을 찾기보단 자연스럽게 나타난 좋은 맛을 찾아야 하고, 그것만을 전하는 것이 욕심임에도 반드시 부려야 할 본능적인 욕심이다. 선택한 길이며 좋아하는 길이고, 평생을 걷고 싶은 길이니 겸허히 감내하고자 한다. 나의 욕심이 독자에게 전해져 보다 많은 이들에게 유대를 얻고자 한다. 조절할 수 없는 맛이라 한들, 자연스럽게 발현된 맛을 찾을 것이며 좋은 글을 함께 전하고 싶다. 단순한 판매가 아니라 글이 전하는 맛이 궁금해지도록. 그것으로 자연스레 농부의 자식이며 땅에 살점이기도 한 농산물을 실제로 만나고자 하는 갈망으로 이어지길.
평범한 장사꾼이 아니라 글과 함께 맛을 전하는 사람이고 싶고, 단순히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명확한 주제를 갖고 그것을 사랑하며 전하는 전달자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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