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돼지고기를 가리키는 말 <한돈>은 한우에 대응하자는 의미에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을 계기로, 특허청에 정식 등록되어 현재는 사람들 사이에 굳건히 자리 잡은 이름입니다. 값싼 수입육의 증가로 국산 돼지고기의 자리가 점점 줄어감에 따라 현재 국내 돼지고기 시장에서 우리 돼지는 한돈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수입육과 다른 국산 돼지고기만의 특별함과 고품질을 무기로 하여 과감한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죠. 덕분에 한돈이라는 이름의 돼지는 수입육의 저렴함에 잘 맞서고 있습니다. 다만 올해 하반기에 발상한 돼지 열병으로 인해, 한돈을 내걸고 국산 돼지고기를 홍보하며 농가의 자긍심과 용기를 고취시키자는 2019년의 계획은 다소 허무하게 허물었지만, 하루빨리 열병 인자를 제어하고 이후를 예방해 내년에 다시금 국산 돼지고기의 저력을 드러내 보인다면, 분명 지난날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여하튼 지금의 어려움은 올해를 끝으로 내년에는 더 큰 행운으로 돌아오리라 믿으며, 오늘은 이 <한돈>이라는 이름에 얽힌 조금 허술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축산가든 농가든 예외 없이 모두 취급하는 작물과 가축을 기르는 데 있어 필요한 환경적 요소가 마련되면, 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영양분이 될 비료와 약, 먹이입니다. 농가에 경우 작물의 맛과 품질이 결정되는데 비료뿐만 아니라 터를 잡은 토양의 질에 따라서도 대단히 크게 갈리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자랄 수 있는 작물이라 한들 우리 땅에서 자란 것이라면 좀 더 특별할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가축의 경우는 먹는 것에 의해 품질의 대부분이 결정되기에 먹이의 선택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러나 이 중요한 먹이를 구성하는 재료의 상당수가 해외에서 수입되어 들어오는 것이라면, 과연 그 돼지를 우리나라 토종 돼지라 말할 수 있을까요? 국내에서 키워진 돼지라 한들 먹는 것과 자라는 자리 모두 해외의 여느 돼지와 다름이 없다면, 그 돼지에게 과연 <한돈>이라는 이름이 어울릴까요?
국산 돼지고기를 말하는 한돈의 진정한 이름의 무게는 단순히, 국내에서 우리 농민의 손으로 길러진 돼지고기라면 어디든 붙일 수 있는 것이라 생각되지 않습니다. 그저 사전적 의미로 한돈이라는 이름을 붙일 것이라면, 수입육과의 경쟁에서 결과는 불 보듯 뻔하죠. 먹고 자란 곳이 국산 돼지나 수입 돼지나 다르지 않다면, 한돈의 수명은 길지 못할 것입니다. 단순히 우리 농가의 수익 증진을 위한 목적으로 주머니를 열만큼 소비자는 호락호락하지 않기에, 이제는 우리 돼지라 불릴 만큼의 우리 다운 무언가가 있어야 합니다.
여기, 전남 무안군에서 자연 양돈을 추구하는 <정영호> 축산민의 다짐이 그 힌트겠죠. 옛날부터 이어져오던 자연 그대로의 방식에 최대한 가깝게 돼지를 키우자는 마음으로 직접 사료를 만들며, 일반 양돈가와 달리 마리당 축사 면적은 몇 배를 더 넓게 하고, 더불어 자유롭게 돼지가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최대한 자유롭게 돼지를 키우는 정영호 축산민. 그의 돼지는 배합사료를 먹인 돼지보다 느리게 자라며 또 적은 중량으로 자라지만, 그것이 진정으로 우리 돼지를 지키고 건강한 고기를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다고 믿기에, 꾸준히 의지를 꺾지 않고 자신의 방식을 고수하고 계십니다.
객관적인 시선에서는 비효율적인 사육방식일지도 모릅니다. 보다 저렴하고 필수적인 영양분을 손쉽게 공급할 수 있는 배합사료를 먹인 돼지는 단기간에 폭발적인 성장을 이룹니다. 양돈가에게 있어서는 이 같은 방법은 수익률 측면에서 당연 아니 필수적인 것이고, 이와 함께 축사 면적을 마리당 최소한으로 하여 더 많은 개체수를 확보하는 것이 더 많은 수익을 벌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죠. 그러나 보기 좋게 이를 해결한 정영호 축산민의 방법은 단순 명료했습니다. 고품질의 돼지를 생산하고, 이를 소비자에게 증명하면 가격은 그에 걸맞게 측정이 가능하다는 이치에서 해답을 얻은 것입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방법으로 사육된 돼지와 비교해 정영호 축산민의 돼지가 몇 배는 더 비싼 가격을 제시함에도 결국, 많은 소비자가 보다 건강한 돼지와 질 좋은 돼지. 진정한 의미의 우리 돼지를 소비하기 위해 기꺼이 금액을 지불했고, 단골은 물론 직접 축가를 찾아와 돼지가 사육되는 환경을 눈으로 확인하는 열성적인 소비자도 많이 늘어, 정영호 축산민의 사육 방식의 가능성을 다시금 엿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 농민의 손에 길러진 우리 돼지에 한돈이라는 이름을 안 붙일 이유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름이 곧 하나의 대상을 표명하고 세상에 자리 잡게 하는 격조인 만큼, 함부로 남용되어서는 안 된다 생각합니다. 비물질적인 것 또한 물질이 가진 내구성처럼 세월과 사람에 의해 깎일 수 있습니다. 바로 '가치'라는 이름으로 말이죠.
한돈의 가치를 보존하고 더욱 드높일 수 있는 방법은 보다 건강하게 또 우리답게 우리 돼지를 기르며, 우리 토종 품종을 지켜나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작가가 전하는 건강한 농산물, 건강한 작물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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