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택배로 보내는 과일과 중개하는 과일

by 전성배

햇수로 3년 전. 찬바람이 아침과 밤을 가리지 않고 불어오던 늦가을에 나는 처음으로 제주도를 향했다. 내 생에 처음으로 방문하는 제주도였기에 여행을 위한 길이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목적은 농부님을 만나기 위한 업무차 출장이었다. 그날은 제주 서귀포에서 부모님에 뒤를 이어 귤농사를 짓고 계시는 30대 중반의 젊은 농부님의 귤밭으로 직접 찾아가기로 했다.


이른 아침에 탄 비행기는 인천에서 서울로 향하는 버스보다도 빠르게 제주공항에 떨어졌다. 시간은 오전 10시쯤. 지체 없이 농부님이 사전에 가르쳐 주신 주소지로 차를 타고 향했다. 오늘처럼 하늘이 새파랗고 맑은 날이었다. 바람은 인천과 달리 아직 가을의 초입인 냥 온화하고 느긋하게 불어왔다.


1시간여의 시간을 달려 도착한 귤밭. 나는 3년이 지난 지금도 처음 목격한 제주의 그 귤밭을 잊지 못한다. 생경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던 그날을 떠올리면 나직한 미소가 지어질 만큼. 그날은 조금 과장을 보태 황홀감의 언저리까지 다녀온 것 같았다. 초록의 입사귀가 파란 하늘을 배경에 두고 바람에 흩날리니, 그 틈새를 비집고 주황빛을 밝히는 크고 작은 귤이 흔들리고 있었다. 장대하게 펼쳐진 그 모습을 조금 더 눈을 얇게 떠 바라보니, 곳곳에 아주머니들이 활보하며 귤을 따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귤이 서서히 익어가는 시기의 11월이었기에 막무가내로 수확하는 것이 아니라, 알맞게 익은 귤만 쏙쏙 낚아채는 프로의 손길이었다.


그날 나는 농부님의 귤을 팔기로 약속했다. 이외에도 참외와 샤인 머스켓 등 몇몇의 농부님을 더 만나면서, 불발되기도 했고 귤 농부님처럼 팔 수 있는 기회 혹은 약속을 맺기도 했다.

전성배

그러나 매번 같은 결의 고민이 조금씩 쌓이고 있었다.


농부님의 물건을 찾아서 팔기 위해 계약을 맺는 이유는 결국, 농부님과 판매자에게 더 큰 이점을 주기 때문이다. 농작물이 농산물 시장으로 입하됨과 동시에 치러지는 경매. 이후 낙찰자인 중도매인에게서 소매 사업자로 넘어가는 그 몇 단계에, 크고 작은 수수료가 붙게 되니 농산물이 소비자가에게 도착했을 땐 관련된 여러 인물의 마진이 붙은 상품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이를 거치지 않고, 판매 채널을 가진 인물이 직접 농부와 계약한다면 중간단계를 없애고 이뤄지는 직거래이기에 소비자와 판매인, 농부 모두에게 금상첨화다. 더불어 농부에게서 직접 구매하는 직거래 상품이라는 이미지는 소비자가 가장 긍정하고 신뢰하는 사항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속에서 나는 약간의 껄끄러움을 느꼈다. 최초 농산물 유통에 몸을 담갔을 때가 군 전역 후 전통시장 과일가게에서 일했을 적으로 앞서 말했던 여러 단계를 거친 농산물을 가져와 매대에 깔고 손님을 끌며 장사를 했었는데, 떠올려 보면 이 과정 속에서 과일의 맛과 신선도, 가격 어느 면에서도 농부님의 물건을 소싱했을 때의 가격이나 인터넷 판매가에 결코 뒤지지 않았다. 판매자와 농부 간의 가격 협상이 어떻게 이뤄지냐에 따라 되려 농산물 시장에서 엄선한 과일을 판매하는 것이 때에 따라선 가격과 신선도, 수급 면에서 더 큰 이점을 가져다주었고, 판매자가 마진폭을 합리적으로만 정한다면 소비자에게도 더 저렴한 가격에 공급도 가능할 수 있다는 사실이 명확하게 눈에 보였다.

전성배

그렇다면 계속해서 농부의 상품만을 소싱해 판매하는 것이 나은 방책일까? 직접 시장을 다니며 사입과 검수, 포장까지 직접 하는 것도 그만의 강점이 있다.


물론, 언급한 사항 외에도 두 방법에는 많은 장단점이 있다. 농산물 시장에 입하된 상품 또한 새벽을 달려 도착한 상품인 만큼 어떤 루트의 상품이 더 신선도가 앞선다고 속단할 수는 없으니, 이 부분을 우선 제외하고 가장 큰 차이는 소화력에 있다. 중개의 경우 판매와 CS만 책임지면 상품에 관한 준비와 검수, 발송은 농부님이 전적으로 해주시니, 이 모든 과정을 직접 행해야 하는 시장을 끼고 하는 판매보다 육체적으로 여유롭고 더 많은 물량을 팔 수 있다. (실제로 이러한 사항 때문에 중개를 시작했다) 다만 단점은, 농부와 판매자 모두 품질 관리에 집중하지 않으면 쉽게 품질 이슈에 노출되어 소비자와의 신뢰가 깨지기 쉽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농부의 양심에 대부분이 달려있다.

전성배

반면, 시장을 끼고 하는 방식의 경우 모든 걸 본인이 해야 하는 만큼 육체적 한계가 중개식 보다 더 빨리 오지만, 품질과 맛을 관리하는 면에서 확실히 더 수월하고, 해마다 수급 문제로 애를 먹는 중개와 달리 안정적인 수급도 가능하다.


그리하여 결국 나는 이 두 가지를 함께 하기로 했다. 산지의 이점이 더 큰 상품은 산지 농부님을 찾고, 시장의 이점이 더 큰 상품은 시장에서 수급하는 걸로 좀 더 안정적인 가격과 물량으로 소비자를 만나는 것이 앞으로도 과일을 팔며 글을 씀에 있어, 더 나은 방향이라 생각한다.


<맛감귤5kg 직거래 하기>

<스토어를 통한 구매도 가능합니다.>

https://smartstore.naver.com/siview


전성배 instagram / YouTube

siview market / siview instagram

aq137ok@naver.com

매거진의 이전글자연산 사과를 키우는 농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