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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성배 May 03. 2021

4월호 연재를 마치며

[격간隔刊 전성배 산문]

안녕하세요 전성배입니다. [격간隔刊 전성배 산문] 4월호 연재를 무사히 마치고, 근황을 전하기 위해 이렇게 글을 씁니다. 먼저 독자님들께서는 4월 한 달 잘 보내셨나요? 또 5월은 잘 맞이하셨나요? 저는 4월을 잘 마무리하였고, 5월은 잘 맞이한 것 같습니다. 5월이 시작되고 처음으로 맞이하는 월요일인 오늘. 창밖에 맺힌 햇빛이 눈부셔 평소보다 일찍 눈을 떴거든요. 이른 아침부터 어머니와 함께 다녀올 곳이 있었는데, 덕분에 여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그나저나 연재를 마치고 전하는 근황인 만큼 연재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은데요. 이번 연재는 그간 해오던 연재와 더불어 써왔던 글과 비교해 참 어려웠던 시간이었습니다. 제게 이번 연재는 처음도 아니거니와 평소 하루에 한두 편씩은 너끈히 써왔던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보았을 때 납득할 수 없는 이야기지만, 사실입니다. 저는 이번 연재를 참 힘들어했습니다. 평소에 가장 만만하게 여기던 [이야기] 코너만을 중점으로 써냈는데도 말이죠.


이유는 평소에 쓰던 문체에 변화를 주었기 때문입니다. 이전까지 저의 문체는 마치 말보다 눈빛이나 표정으로 말하는 사람의 그것과 같았습니다. "이 정도면" "이만하면" 독자분들께서 저의 표정이나 눈빛을 읽고 충분히 저의 의중. 글의 의중을 아실 거라 생각했죠.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제 문체의 실재는 시크한 표정으로 턱을 살짝 치켜올린. 오만하면서 어설프게 과묵한 분위기를 내는 재수 없는 신사였습니다. 불친절하고. 불편한. 저의 글은 언젠가부터 겉멋만 들어간 추상적인 표현과 미사여구, 독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한자어로 도배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사실을 누군가의 지적을 통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깨닫게 되면서 더 큰 충격과 회의감을 느꼈습니다. 사실상 "글쓰기를 그만둬야 하나…." 하는 깊은 고민까지 하게 되었죠. 그만큼 부끄러웠던 것입니다. 꼴에 책을 내고, 그 책을 나름 음식 에세이 분야 베스트셀러까지 올렸다던 놈이, 연재를 한답시고 독자분들의 소중한 돈까지 받았던 놈이 그런 글을 쓰고 있었으니까요.


"책을 많이 읽으실 것 같은데요" "책을 좋아하시죠?"라는 질문에 매번 "아니요. 책을 잘 읽지 않아요. 제대로 완독한 책이라고 해봤자 열권이나 될까요?"라고 답했던 건 탁월한 글쟁이로 비치는 게 아니었습니다. 감히 글을 쓴다는 작가라는 놈이 스스로 무지하다는 걸 인정하고, 공부를 게을리한다는 것을 광고하는 것이나 다름없었죠. 그래서 이번 4월호 연재를 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던 것입니다. 문체에 변화를 주기 위해서. 실은 지금까지 불친절하고 오만했던 색을 최대한 빼고, 겸손하고 친절하면서 친근한 이야기꾼으로 보이기 위해서 부단히 쓰고 고치느라 충분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겨우겨우 4월호 연재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었고, 어떻게든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아직도 한참 멀었습니다. 4월호에 실린 열세 편의 글 모두 4월 한 달간 하루하루 열심히 쓰고 고쳐 보내드린 글이지만, 팩트입니다. 그럼에도 4월호를 구독해 주신 독자님들께서 보내드린 글마다 따듯한 응원과 칭찬으로 화답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래서 감히 부탁드리건대 앞으로도 그 칭찬과 응원을 아낌없이 보내주시면 좋겠습니다. 칭찬과 응원에 안주하는 제가 아니니까요. 그 칭찬과 응원이 저와 제 글의 너무도 과분하다는 것을 알기에, 언젠가 그 마음에 걸맞는 글을 쓸 수 있을 때까지 계속해서 노력할 것입니다. 그러니 앞으로도 그 마음만 주시길 바랍니다. 그에 대한 보답으로 더 열심히 쓰고 고치겠습니다.


이번 4월호는 위에서 말씀드렸듯 [ 이야기 ] 코너를 중점으로 쓰였지만, 다가오는 6월호에는 [ 이야기 ] 코너뿐만 아니라 농부님 인터뷰와 농산물에 대한 이야기를 적어도 한두 편은 실을 예정입니다. 본업을 겸하며 연재를 진행하는 만큼 저의 시간과 농부님의 시간이 모두 맞는 범위 내에서 움직여야 하기에 확답을 드릴 수는 없지만, 노력하겠습니다. 그럼 다가오는 6월호도 열심히 쓰고 고칠테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6월호 연재 구독 신청과 더불어 지난 4월호 연재분이 궁금하신 독자분들을 위해 아래에 각각 링크를 남겨 놓겠으니, 관심 있으시다면 꼭 방문해서 신청서를 작성해 주시기 바랍니다. 따듯한 월요일입니다. 이제부터 더워질 것 같습니다. 그럼 자연의 생기가 미쳐 날뛰는 여름도 곧 올 테죠. 여러분의 생기도 그 못지않게 푸르고 왕성하길 바라겠습니다.


칭찬은 좋아하면서 게으르지 않은

전성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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