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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성배 Jun 11. 2017

체리

매혹적이거나 섹시하거나

#마흔다섯 번째 글


매혹적이거나 섹시하거나


상처 하나 없이 윤기가 흐르는 체리는 그 자체만으로도 섹시하다. 붉은빛이 어디 하나 부족함 없이 고루 퍼져 있어, 어디를 보아도 매혹적이지 않은 곳이 없다. 세상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마주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라면 이해할까? 그 정도로 체리는 가히 매력적이다.

'버찌'라 불리는 체리


체리는 우리나라 말로 '버찌'라 칭한다. 이 버찌는 흔히 벚나무에서 열리는 열매라 생각하기 쉬운데, 그 생각은 "벚나무에서 체리가 열리는 건가?"라는 의문으로까지 도달하게 만든다 허나, 체리는 벚나무에서 열리는 열매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버찌는 특정 과일을 칭하는 단어가 아닌 체리를 포함한 앵두, 오디와 같은 열매를 통칭하는 단어이며, '동양의 버찌'는 대게 신맛이 강하므로 단맛이 좋은 체리는 '서양의 버찌' 생각하면 되겠다.


버찌는 크게 '감과(단맛이 강한 버찌), 산과(신맛이 강한 버찌)'로 나뉘는데 체리는 '감과'에 속한다. 생식으로 섭취하는 감과와 달리 산과의 버찌는 가공을 거쳐 소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제 계절은 여름에 접어들어 한낮 동안에는 상당히 더운 편이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온통 분홍빛이었던 

봄. 봄은 역시 '벚꽃'을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는데, 그 벚꽃이 영어로는 '체리블라썸(Cherry blossom)'이라 불린다. 벚나무에서 체리가 열리는 것이 아님에도 말이다.


그것은 아마, 분홍빛의 벚꽃이 '체리'처럼 붉고 황홀했기 때문이지 않을까.


체리의 인기


우리나라에서 레몬은 가장 소비가 많이 되는 수입과 중 하나로 연간 수입량이 7위를 기록하고 있다. 일 년 내내 접하는 과일 중 하나이니 당연하리라. 허나, 그에 비해 체리는 2~3개월 정도의 짧은 수입기간을 갖음에도 연간 수입량이 8위를 기록하고 있어 레몬과 거의 대등하다. 


실제로 체리는 우리나라에서도 연간 50톤 정도로 소량 재배가 되며 수입 체리 못지않은 당도를 갖고 있지만, 재배량이 많지 않고 가격도 높아 수입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는데, 그 양이 연간 1만여 톤이 훌쩍 넘는다 한다.


단기간의 엄청난 수입량으로 기록하는 순위를 보아, 우리나라의 체리 사랑은 웬만한 과일 못지않아 보인다.

체리를 맛보다


얼마 전 비가 내린 후로 요즘 밤하늘이 무척 깨끗하다. 하늘색이 검은색으로 변하는 장면이 하늘에 적나라하게 펼쳐져 요즘은 이 밤을 걷지 않는 날이 없을 정도다. 오늘 이 붉은 체리를 이 밤, 공원에 가지고 나섰다. 체리의 표면이 어찌 그리 매끄러운지 공원에 밝혀진 조명빛을 죄다 반사하며 반짝였고, 어두운 탓에 붉은 색은 짙어지다 못해 검붉어져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눈으로 먹던 체리를 입에 넣었다.


체리는 입안에서 사탕처럼 놀게 할 수도 있을 만큼 단단했으나, 금세 이로 살며시 깨물었다. 깨물리며 갈라지는 체리의 모양새가 머릿속에 그려질 만큼 훤했으며, 붉은 과즙과 함께 단맛이 입에 아담하게 퍼졌다. 붉은 과즙을 뱉는 만큼 과육조차 붉었던 체리.


이 밤과 검붉어진 체리가 이리 잘 어울릴 줄이야. 입안에 담는 음식이건, 귀로 담는 음악이건, 주변의 분위기가 그 맛에 한몫을 보태니, 그 순간만큼은 삶이 더욱더 풍요로웠다.


키스의 고수는 체리로 말한다?


이 붉은색의 과일은 그 매력과 일맥상통하게도 야한 증인을 서는데, 바로 "자신의 꼭지를 혀로 묶을 수 있다면 키스의 달인"이라 한다. 요즘은 매년 체리 철만 되면 SNS에서 영상 콘텐츠 중 하나로 꾸준히 쓰이는 주제이다. 당신도 도전해 보면 어떨까? 키스의 달인인지 아닌지.


사진출처: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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