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억은 누구에게나 미화된 추억일 것이다. 이십 대 후반의 내 나이가 어렸던 시절, 어머니께서 토마토를 슬라이스 내어 설탕에 절여 주셨던 기억 말이다. 대부분 버스를 타고 어딘가 놀러 가거나, 체육대회와 같은 학교 행사에서 어머니는 늘 그것을 챙겨 오셨다. 그런 날은 늘 바람이 간지럽게 불었고, 구름은 햇빛에 증발하여 온통 파란 하늘이었다.
이제 부산 대저토마토의 철이 막바지에 접어들고, 일반 토마토가 그 자리를 대체해가는 중간 정도의 시기이다.
물론 짭짤이 보단 덜하지만, 일반 토마토 자체가 지닌 순한 단맛 또한 쉽게 잊히는 것이 아니기에, 떠나는 짭짤이가 서운하지만은 않다. 되려 이제 전세를 가다듬고 찾아오는 토마토가 걱정이 될 정도다. 바로 가격 때문,
한국농촌경제연구원曰 일반 토마토와 방울토마토의 가격이 전년과 전월 대비 낮게 형성이 되었다. 4월 중순까지 일반 토마토의 평균 도매가격은 9,520원/5kg으로 전년 대비 15%, 전월 대비 17% 하락하였고, 방울토마토의 평균 도매가격은 1만 4,650원/5kg으로 전년 대비 12%, 전월 대비 13% 하락했다.
이처럼 가격이 바로 전월과 비교해도 극명한 하락세를 나타낸다는 것은, 토마토의 출하량이 확실히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전년도부터 유난히 여름이 빨리, 그리고 더 뜨겁게 다가오는 영향임이 틀림없다. 당장 올해 여름만 해도 작년보다 더 더울 거라고 하니, 토마토는 물론 다른 타 과일의 출하량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표면에 드러난 결과로만 보았을 때, 많아진 출하량은 그만큼의 수익을 낼 수 있으니 농민에게 좋은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할 수 있다. 허나, 그 출하량만큼 소비가 받쳐 주었을 때의 이야기다.
토마토의 주 소비처는 대형마트와 요식업계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미 4월 중순경에 대형마트의 할인행사가 종료되었고, 요식업계에서도 수요가 감소되면서 재고가 쌓이게 되니, 소비 부진으로 이어져 그 결과로, 급격한 가격 하락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아직까지 시중에 부산 대저 토마토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 않은가, 기온과 일조량이 증가하면서 자연스레 토마토의 출하가 많아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기에, 현재의 상황에 놓이게 된 듯하다.
물론 이렇듯 가격이 저렴해진다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점점 더 어려워지는 주머니 사정에 이렇듯 건강에 좋은 토마토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으니 말이다.
허나, 소비력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평소에 한 개를 먹던 사람이 가격이 싸다고 무작정 두 개 세 개를 구매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그렇담 농민과 유통업계, 정부에서 나서야 하지 않을까?
농민은 품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여, 무작정 출하를 하는 것이 아닌 좀 더 까다로운 선별과정을 거쳐 비품 출하를 줄이고, 단순히 도매시장으로 물건을 입하시키는 것이 아닌,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할 수 있는 판로를 개척하는 것이 좋겠다. 유통업계는 소비 촉진을 할 수 있는 대형 행사를 꾸준히 진행하고, 정부는 토마토의 수출 확대에 힘쓴다면, 각각의 노력이 합쳐져 이 시기를 잘 넘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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