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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성배 Jun 14. 2017

매실

좋아하는 누군가가 나에게 물었다. "좋아하는 꽃이 뭐야?"

#마흔여섯 번째 글


시작은 매화로부터


좋아하는 누군가가 나에게 물었다. "좋아하는 꽃이 뭐야?" 그 물음에 답하기도 전에 그 사람은 나에게 말했다. "아! 벚꽃이지"


계절은 벌써 여름이지만, 난 아직도 가끔 지난날 찍어둔 벚꽃을 본다. 그 벚꽃을 볼 때면 새로운 시구(詩句)가 무수히 많은 꽃이 되어 피어난다. 그만큼 나에게 가장 이상이 되어주는 꽃. 그런데, 하나에 빠져 살다 보니 중요한 다른 하나를 간과했다는 걸 저 물음에서 알아챘다. 봄을 '분홍'이라 말하게 만든 벚꽃을 닮은 꽃, 그것을 잊고 있었다.


겨울의 서리와 한기가 채 가시지 않은 3월에 순백으로 피는 '매화'. 향이 너무도 진해 그 나무의 열매로 술을 담가 마시면 "술을 마신다'가 아니라 "향을 마신다"라 말하는 '매실'을 맺는 꽃을 잊고 있었다.

pexels

매화는 지고 매실을 피운다


매화는 피는 시기에 따라 조매(早梅), 동매(冬梅), 설중매(雪中梅)로, 색에 따라 백매(白梅), 홍매(紅梅) 등으로 불린다. 벚꽃이 봄의 절정이라면, 겨울 말에 피는 매화는 겨울의 끝, 봄의 시작이라 하면 될까? 피는 시기와 이름, 색까지 삼박자 모두 낭만적이다.


매화가 지고 생육기간을 거치면 5월 말에서 6월 초 무렵, 우리에게 친숙한 '청매실'이 열린다. 어머니께서 늘 이맘때가 되면 술이나 장아찌, 발효액을 담글 때 쓰시던 바로 그 열매.

출처: httpblog.yourstage.comkjhg8050691

매실은 중국이 원산지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오래전부터 자생(自生)하였는데, 허준의 동의보감에 따르면 매실이 갈증과 가슴의 열기를 잠재우는 등 몸에 이로운 효능이 많아 여러 방면의 약재로 썼다고 한다. 또한, 그런 열매를 맺게 하는 매화는 어떤 꽃보다도 자태가 곱고 수려해 동양화에 자주 그려졌고, 현재도 대중적인 소재로 쓰이고 있다.


매실의 색은 품질을 결정짓지 않는다


"청매실 주세요" 매년 같은 멘트다. 무조건 청매실을 달라한다. 빨간색을 띠는 홍매실이나 노랗게 익어가는 황매실은 색안경부터 끼고 보는 이가 대부분이다. 용도에 따라 선택하면 좋으련만, 각자가 충분한 장점을 지니고 있는데 말이다.


청, 홍, 황 매실은 종자에 따라 색이 틀린 것이 아닌 익은 정도의 차이로, 청매실은 덜 익은 상태로 수확한 것을 말한다. 그렇담 황매실은? 당연히 덜 익은 상태로 수확한 청매실이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익어 색이 변한 것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매실을 덜 익은 상태로 수확하지 않고 나무에 달린 채 그대로 두면 붉게 익는데, 그것을 홍매실이라 한다.


각각의 매실은 발효액, 술, 장아찌 용으로 모두 사용할 수 있지만, 과육이 단단한 청매실은 장아찌로, 노랗게 익은 황매실은 발효액이나 술로 담그면 더 좋다.

httpblog.yourstage.comkjhg8050691

 청매실, 주의가 필요하다.


덜 익은 과실의 씨 속에는 '아미그달린(시안 배당체 성분 중 하나)'이라 불리는 성분이 있는데, 이것이 체내에 들어가 분해되면 청산가리의 성분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그 말은 즉, 청매실은 덜 익은 열매이기 때문에 자칫 우리 몸에 해로울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기에 날로 먹는 것을 피하고 술을 담그거나 설탕에 절임으로써 이 '시안 배당체'를 분해 후 섭취하는 것이 좋은데 단, 1년 이상 숙성기간을 거쳐야만 모두 분해가 된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가열을 통해 분해시킬 수도 있다) 과정이 번거롭지만 그걸 감수할 만큼 매실은 3대 독인 음식 독, 혈액독, 물독 등을 없애주는 이로운 식품이란 건 분명하다.


※가정에서 매실주를 담글 땐, 매실 씨를 제거하거나 매실주를 담근 지 100일 이내에 매실을 제거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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