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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성배 Jul 19. 2022

나는 기꺼이 슬프고 아픈이가 되겠다.

인간의 본성은 본디 착한가 혹은 나쁜가. 성선설과 성악설에 대하여 제언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다만 자신과 같은 슬픔이나 혹은 그보다 더한 슬픔에 위안을 얻는 사람이, 이 세상에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많을 거라는 나의 주제넘는 짐작을 미루어보아 적어도 나는 악하게 태어났다. 일말의 양심은 있어 누군가의 불행을 원치는 않으나 본디 악하여 타인의 슬픔에 위안을 얻는다.


나의 글은 그런 악한 이들을 위해 쓰였다. 슬픔이나 괴로움은 반대의 감정보다 동일하거나 혹은 더 깊은 어둠을 마주할 때, 진정으로 진정鎭靜하게 된다고 믿으며. 이 책에서 나는 악한 이들을 위로하기 위해 기꺼이 슬픈이가 되었고, 아픈이가 되었다. 기꺼이 더 아프고 슬픈 말을 쓰기 위해 그간 함구하던 이야기를 밑바닥까지 파헤쳐 꺼내어 책에 새겼다.


나는 앞으로도 종종 남들보다 더 슬픈 말을 할 것이다. 그것이 진정한 위로가 될 것이라는 악한 마음으로.


'너를 애도하는 날에도 나는 허기를 느꼈다'를 소개하며.

전성배


<너를 애도하는 날에도 나는 허기를 느꼈다>

※ 책 판매 수익금은 집필 활동과 농가 홍보를 위해 쓰입니다.




전성배田性培 : 1991년에 태어났다. [격간隔刊 전성배 산문]의 발행인이며, 농산물을 이야기하고 농부를 인터뷰한다. 농업계 이슈에 관심이 많고, 여러 주제로 글을 쓰지만 대부분 삶의 테두리 안에 머문다. 지은 책으로 <계절을 팔고 있습니다>가 있다. 계속해서 우리나라 농부에게 도움이 될 글을 쓰는 것과 더불어 문학적으로 완성도 있는 글을 쓰는 것이 목표이다.


aq137ok@naver.com

《계절을 팔고 있습니다》 : 농산물 에세이

@_seong_bae : 미문美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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