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정의로운 훈계가 알파남에겐 환승의 명분이 될 뿐이다.
당신은 지금 이 글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읽고 있을 것이다. 에어컨과 보일러로 온도가 완벽하게 통제되는 쾌적한 방에서, 배가 고프면 언제든 배달 앱으로 음식을 시켜 먹으며, 남녀평등과 인권이 헌법으로 보장되는 아주 고상하고 세련된 21세기 문명사회를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당신은 착각한다.
나의 뇌,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그 남자의 뇌 역시 이 세련된 현대 문명에 맞춰 진화했을 것이라고. '인간이라면 당연히'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며, 도덕적인 잣대로 행동해야 한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앞선 글에서 말했던 그놈의 숨 막히는 '기준'과 '시비'도 결국 이 착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하지만 단언컨대, 당신의 뇌, 그리고 당신 옆에 있는 그 남자의 뇌는 원시시대때부터 전혀 진화하지 않았으며, 이것은 과학적 사실이다.
인류의 역사를 20만 년이라고 치고, 그것을 100이라는 숫자로 환산해 보자.
지금처럼 여성 인권이 신장되고, 일부다처제가 법적으로 금지되고, 남자들이 '매너'와 '도덕'을 챙기며 여자의 감정을 헤아려야 하는 게 당연시 된 시점은 고작 0.01%도 채 되지 않는 찰나의 순간이다. 잉크도 채 마르지 않은 아주 얄팍한 사회적 약속일 뿐이다.
그럼 나머지 99.99%의 압도적인 시간 동안 인류는, 특히 수컷들의 뇌는 무엇에 반응하고 지배당하며 살았을까?
오직 '생존'과 '번식'이라는 지독하고 잔혹한 본능이다.
수만 년 동안 수컷의 존재 이유는 명확했다. 더 강한 힘으로 무리를 지배하고, 경쟁 수컷의 대가리를 부수고, 가장 젊고 매력적인 암컷들을 최대한 많이 차지해 자신의 우월한 유전자를 널리 퍼뜨리는 것. 그것만이 수컷에게 허락된 유일한 정의이자 성공이었다.
멀끔하게 톰포드 슈트를 차려입고, 능숙하게 벤츠의 핸들을 꺾어대며, 기품 있는 와인이 담긴 잔을 기울이고 매너 있는 척 미소를 짓고 있어도 결국 그의 두개골 안에는, 수만 년 전 아프리카 초원에서 맘모스를 때려잡고 다른 부족을 짓밟고 이년저년에게 씨를 존나게 뿌려대고 다니던 원시 수컷의 뇌가 그대로 들어앉아 있다는 것.
하드웨어는 구석기시대 야생동물인데, 겉에 두른 소프트웨어만 21세기로 억지로 업데이트해 놓은 꼴이다. 그의 무의식은 당신과 우아하게 스테이크를 썰고 있는 와중에도 끊임없이 본능의 레이더를 돌린다.
'어떻게 하면 내 서열을 더 높일 수 있을까?'
'저기 지나가는 여자가 더 새롭고 자극적인데?'
이건 그가 도덕적으로 타락한 '나쁜 놈'이라서가 아니다. 그저 유전자가 그렇게 생겨 먹도록 설계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당신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고작 0.01%의 시간에 만들어진, 자연의 섭리 앞에서는 한없이 나약한 '현대인의 윤리'와 '도덕 교과서'를 들이대며 남자를 비난하고 가르치려 든다.
"어떻게 인간이 그럴 수 있어? 이기적이잖아."
"나를 사랑한다면 다른 여자는 쳐다보지도 말아야지! 그게 인간에 대한 예의지."
웃기지 마라.
당신의 그 고고한 도덕적 신념 따위는, 남자의 뇌 속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지는 99.99%의 유전자 명령 앞에서는 지나가는 똥개 짖는 소리만도 못하다. 남자는 당신의 윤리적 잣대에 맞춰 행동을 교정하는 고상한 존재가 아니다. 당신이 "나쁜 놈! 쓰레기!"라고 쌍욕을 퍼부어도, 그의 유전자는 콧방귀도 뀌지 않는다.
오히려 당신을 '내 본능을 거스르고 나를 통제하려 드는, 피곤하고 귀찮은 암컷'으로 분류하고 도망칠 궁리를 할 뿐이다.
당신이 도덕을 운운하며 남자의 태도를 뜯어고치려 시비를 거는 동안, 당신보다 윤리 의식은 좀 떨어질지 몰라도 훨씬 더 본능에 충실한 여우 같은 여자들은 뭘 하고 있는지 아는가?
그들은 이 '0.01% vs 99.99%'의 진실을 본능적으로 깨닫고 있다. 그래서 남자의 도덕성을 탓하지 않는다. 대신 남자의 짐승 같은 본능을 꿰뚫어 보고, 그가 환장하는 먹이(10의 완벽한 안락함과 숭배)를 던져주며 그의 목줄을 조용히 틀어쥔다. 결국 그 잘난 알파남의 종착지가 되는 건, 유사 도덕 선생님인 당신이 아니라 본능을 다루는 조련사인 여자들쪽인 것이다.
팩트를 인정해야 게임이 시작된다. 반짝반짝한 그새끼를 오롯이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가?
그렇다면 당신이 상대하는 것은 논리와 이성이 통하는 현대 문명인이 아니고 그저 보기 좋은 슈트를 걸친 원시인일 뿐이라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그의 본능을 바꾸려 들지 마라. 윤리적으로 계몽시키려 하지 마라. 당신은 신이 아니다.
연애는 도덕성 평가 대회가 아니다. 적의 본능을 역이용해 내 발밑에 무릎 꿇리는 잔혹한 서바이벌 게임이다.
당신은 지금껏 0.01%의 룰(도덕, 배려, 이해)로 99.99%의 룰(생존, 번식, 서열)을 이기려 들었으니, 당연히 처참하게 질 수밖에 없었다. 억울해하지 마라. 세상은 당신의 신념에 관심이 없고, 자연의 본능은 당신의 눈물 따위보다 훨씬 강력하니까.
이기고 싶은가? 군림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이제부터 0.01%의 껍데기를 벗어던지고, 99.99%의 야생의 룰로 그들을 지배하는 법을 제대로 직시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