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6월 23일 일요일 저녁 10시 24분 판교역에서 여주행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가는 중이다.
옆자리 20대 돼 보이는 남성이 앉았다. 여자 친구에게 안부전화를 하는 듯하다.
"잘 들어갔어?."라고 말하는 순간 소주가 간에서 해독되지 않은 특유의 화학알코올향이 코를 찔렀다.
안주는 안 먹고 깡소주만 마신건지 음식물의 냄새는 섞여있지 않고 깡소주가 몸에 들어가 온몸을 돌고 흡수가 되지 않아 피부에서 향을 뿜듯 찐한 소주향만 가득하다.
내가 술을 마신 듯 속이 울렁거린다. 숨을 쉴 때마다 예민한 내 후각을 자극한다. 젊다고 안주도 없이 술 마시면 속 버릴 텐데...라는 걱정이 됐다가도 속이 뒤집힐 것 같은 향에 순간순간 코를 막으며 짜증이 올라온다.
다른 것에 집중하면 나아질까 무조건 글을 쓰기 시작했다. 다행히 글을 쓰는 도중 경기광주에서 하차했다. 이제 숨이 편하게 쉬어진다.
나 또한 20대 때 수많은 날들을 밤마다 술을 먹고 대중교통을 이용했었는데 '주변사람들이 얼마나 괴로웠을까' 하는 생각에 불특정 다수에게 미안함이 밀려온다.
내로남불이 되지 말자. 나이를 먹을수록 내 나이에 맞는 행동(피해 주지 않기)을 하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