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신음 소리
허공을 향해 뻗던 팔들이
무심한 톱날에 잘려 나간 날
나무는 소리 대신 침묵을 삼켰다
둥글게 남은 절단면마다
눈물은 흐르지 못하고
굳은 옹이로 말라붙었다
아물지 못한 살결 위로
버섯의 포자(胞子)들이
하얀 발자국처럼 내려앉고
살아야 한다는 마지막 본능이
비상금 꺼내듯
몸통 곳곳에서 잔아(殘芽)를 일깨우면
무성하게 솟는 어린 가지들
사람들은 그것을 회복(回復)이라 부르며
나무가 다시 살아났다고들 하지만
그것은 희망의 맹아(萌芽)가 아닌
벼랑 끝에서 몸이 먼저 내지르는
푸른 비명일 뿐
잎 하나를 피우려
제 기둥 갉아먹는 줄도 모른 채
오늘도 나무는
아이러니한 생존을 이어간다
가로등 아래
닭발처럼 꺾인 팔들 위로
멋대로 돋아난 저 비릿한 초록들
그것이 정말
당신들 눈에는
안녕(安寧)으로 보이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