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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talie Nov 21. 2024

외톨이

겁쟁이 나 홀로 여행길


처음부터 혼자였었더라면

처음부터 그리 다정하게

살뜰하게 챙겨주지 않았더라면

갑자기 혼자가 되어

혼자임이 너무 슬퍼지지 않게…



차라리 처음부터 겁쟁이여서

시작조차 안 하였더라면

그저 혼자가 당연한 줄 알았더라면

외톨이라 슬퍼하지도

외로움에 공허하지도 않게…




텅 빈 거리를 혼자 걷는 것이

서걱서걱한 쓸쓸함이 아닌

혼자만의 사색임을 배웠더라면

차라리 함께함이 무언지 몰랐었더라면

혼자라서 불안하지 않게…




어디를 가야 할지 몰랐을 때

이정표가 되어주지 않았더라면

혼자서도 잘  찾아갈 수 있게

혼자 왔다 혼자 떠나가는 게

인생이란 여행임을 일찍 깨우쳤다면

혼자라는 게 당연하게…



외톨이로서가 아니라 

처음부터 잘 계획한

인생의 나 홀로 여행자로

더 자유롭게 더 여유롭게

매일 뜨고 지는 해님 달님에 감동하고

눈, 코, 귀, 입, 팔, 다리, 그리고

온몸을 자유롭게 누림을 감사하며

더 이상 외롭지 않게 아프지 않게

보고, 듣고, 숨 쉬며

남은 여행을 잘 감내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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