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에린남 Jul 31. 2020

물건을 비우고 가벼운 삶을 얻었다. 이제 그 다음 차례

미니멀리즘으로 미래를 준비합니다.

물건을 비웠다. 쓸데없는 물욕을 버렸다. 신중한 소비를 했다. 삶의 기준을 나로 맞췄다. 일상과 삶에서 가벼움을 느낀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나는 또 다른 변화를 맞이했다.




물건을 비워낸 그 자리에 여유가 생겼다는 말, 마음이 편해졌다는 말, 일상이 풍요로워졌다는 말은 너무도 추상적이어서 누군가에게 미니멀리즘으로 얻은 변화를 확실하게 전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내 일상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느낌으로는 알겠는데, 말로 설명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제는 제대로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어떤 가치를 갖게 되었는지.


나는 언젠가부터 내게 주어진 것들, 내가 가진 것들을 제대로 마주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돈이나 시간, 내 몸을 돌보려 하고 있었다. 이 상황은 나에게 꽤 낯설다. 언제나 나에게 돈과 시간은 소모하는 것에 불과했다. 돈을 벌어서 사고 싶은 것을 사고, 먹고 싶은 것을 먹으면 끝이었다.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주어진 시간을 계획 없이 허비할 때가 많았다. 세상에 하나뿐인 내 몸을 제대로 돌볼 생각도 없었다. 


아주 오래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관리에 대해서 이야기해왔지만, 딱히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고, 그럴 여유도 없었다. 아니 여유가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미뤘다. 돈을 많이 벌면 해야지. 시간이 많아지면 해야지. 여유가 생기면 해야지. 하지만 돈도 시간도 계속 부족했다. 그런 삶을 살던 나였는데, 그토록 바랬던 일상에 여유가 생기고 내 삶에 중심을 조금씩 잡아가다 보니 내가 그동안 소홀했던 것들이 얼마나 나에게 중요한 것인지 깨닫게 됐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내가 가진 것들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그 관심은 곧 ‘관리’로 이어졌다.


관리라고 해서 대단한 걸 하는 것은 아니다. 아무렇게나 내버려 두었던 '나의 것’들을 살뜰히 챙기게 된 것뿐이다. 주어진 24시간을 어떻게 하면 현명하고 알차게 사용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가진 돈과 번 돈을 지혜롭게 사용하기 위해 노력했다. 내 몸과 건강을 위해 하루 한 시간씩 산책을 하고 습관처럼 스트레칭을 했다.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찾아보며 식습관에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관리라고 하기에는 아직 부족하고 부실할지 모른다. 하지만 내 기준에서 보면 대단한 발전이다. 눈 앞에 닥친 일들을 처리하기 바빴던 내가, 한 치 앞이라도 내다보며 관리에 시간을 쓰고 있으니까. 이게 다 일상의 여유가 가져다준 마음의 여유 덕분이다. 


물건이 사라진 자리에 여유를 채웠다는 말 대신, 확실하게 말할 무언가가 생겼다. 내가 가진 것들을 제대로 돌볼 수 있게 됐다는 말. 그 돌봄이 앞으로 나에게 찾아올 내일과, 미래를 조금 더 단단하게 준비할 수 있게 해 줄 거라 믿는다는 말까지.


 글/그림 에린남









유튜브 영상으로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BirbfaJVxPU&t=2s

매거진의 이전글 미니멀라이프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