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일 / D-23
하루가 다르게 추워지는 날씨에 몸은 점점 무거워져간다. '이불 밖은 위험해'라는 말은 누가 만든 건지 모르지만 오늘 같은 날에 딱 맞는 말이 아닐까 싶다. 잠은 다 깼지만 이불 밖으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겠다는 기세로 밤새 데워 둔 이불의 따뜻함을 만끽하고 있는데 남편이 보이지 않는다. 그때, 어디선가 부스럭대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여보! 어디서 뭐 해?!”
몇 번을 불러도 대답 없는 남편을 찾아 나섰다. 위험한 이불 밖으로 나간 남편이 걱정돼서였다.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건가? 역시 이불 밖은 위험한 거였어!라고 생각하며 나갔더니 거실에는 어제 사둔 트리와 사투를 벌이는 남편이 있었다. 남편은 배가 고파 잠에서 깬 후, 허기를 달래려 부엌에 갔다가 박스 안에 갇혀있던 트리를 갑자기 조립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거의 다 됐다는 말을 반복해서 하지만, 이거 조금 잘 못된 것 같은데? 순서를 잘 못 꽂은 건지 제대로 서지를 못하는 트리를 어떻게든 세워보려고 안간힘을 쓰는 남편을 두고 내가 손을 걷어붙였다. “잠깐 나와보시오."
조립 전 상태로 분해했다 재조립을 했다. 완성된 트리를 카펫 위에 세웠다. 좁은 거실 중앙에 우뚝 솟은 트리가 버겁긴 하지만, 그래도 만족스럽다. "거실이 좁은 게 아니야. 트리가 큰 거야.”라고 중얼거리며 남편과 나는 말하지 않았는데도 각자 구겨져 있던 트리의 끝부분을 손으로 세웠다. 이럴 땐 참 잘 통한단 말이야. “창고에서 장식 좀 가져와볼까? 조립한 김에 꾸며버리자.” 남편이 크리스마스 장식을 꺼내 오려고 했지만 말렸다. 그럼 내일은 할 게 없어져 버리니까.
"우리 이제 밥 먹을까? 아침부터 힘썼더니 배고프다!”
"나는 벌써 시리얼 먹었는데?”
"허! 배신자!”
“자기가 영영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이 자고 있어서 혼자라도 먹은 것뿐이야!"
12월 2일
글/그림 에린남
<크리스마스 날까지 매일 하나의 이야기와 그림이 업로드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