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이라는 삶의 기술, 이진우

by 이전철


두 번째로 읽은 이진우 교수님의 책이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유명 철학자들의 말을 빌려 설명한 책이다. 근데 사실 거의 알고 있던 내용이다. 전에 같은 작가의 ‘니체의 인생 강의’와 겹치는 내용이 많았기도 하고, 너무 많이 듣고 생각해서 나에게 너무 당연하게 다가오는 것일 수도 있겠다.

한 줄 요약하면, 끊임없이 성찰하며 나만의 가치를 쫒아라!라는 거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인걸~ 하지만 이 책에서 주는 인사이트도 있는데, 제목에서 말하고 있다시피, ‘균형’이라는 것이 저렇게 살아가기 위한 척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만의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은 각자가 해야 하는 것이기에, 작가도 딱히 이거에 대한 언급은 없다. 대신, 보편적인 가치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한다. 도덕적이고, 좋은 성품, 성격을 지니는 것은 모두가 추구하는 가치이다. 무작정 착해야 된다는 게 아니라, 최소 법은 지키고 살고, 이왕이면 긍정적 감정을 가지고 살아가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모두가 이런 가치를 원하는데, 어떤 사람은 도덕적이지 못해 감옥에 가고, 어떤 사람은 주변에 사람이 하나도 남지 않을 정도로 까칠하다. 그러면 어떻게 좋은 성품을 지닌 사람이 될 수 있는가? 끊임없이 성찰하는 것이 그 답이라고 한다. 내가 매일 하는 모든 일에 대해, 내가 무엇을 위해, 어떤 가치를 위해 이것을 하는지 고민하는 것이 그 행동이 어떤 삶, 어떤 행복을 위한 것인지 상기시키고, 그것이 결국 행복의 실천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행복의 실천(=끊임없는 성찰)이 좋은 성격하고 무슨 관계냐고 물을 수도 있겠다. 작가는 행복한 삶(=끊임없이 성찰하는 삶)이 곧 좋은 성격으로, 불행한 삶(=성찰 없는 삶)은 곧 나쁜 성격으로 표현된다고 한다. 이 말이 의아할 수도 있지만, 그 이유는 우리가 성찰해야 할 것이 그냥 진짜 행동뿐만 아니라, 우리가 느끼는 감정들을 성찰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러 감정들에 대한 태도가 모여서 우리의 성격이 결정된다. 슬픈 감정을 느낄 때 어떻게 그걸 극복할지 성찰하고, 분노를 느낄 때, 왜 분노했는지, 혹시 지나치지는 않았는지 성찰하고, 기쁜 감정을 느낄 때 왜 기뻤는지 성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감정에 대한 성찰은 ‘균형’을 향해간다. 슬픔이 과하면 우울증에 걸리고, 느끼지 않으면 사이코패스라 불릴 것이다. 모든 것에 분노하면 피폐해지고, 화를 못 내는 사람은 속병에 걸린다. 쾌락만을 추구해선 더 이상 기쁘지 않게 되고, 무욕의 삶을 살면 기쁨이 뭔지 모르게 된다. 때문에 그 균형을 찾아야 하고, 그 균형은 사람마다 다르다. 균형을 찾기 위한 끊임없는 성찰을 통해 우리가 느끼는 감정에 대해 바람직한 태도를 얻게 되고, 그 태도는 성격이 되어 우리가 세상을 행복하게 받아들이게 해 준다.


균형은 이런 감정 말고도 다른 여러 부분에서 꽤나 좋은 조언이 된다고 말한다. 너무 능동적인 삶은 쉽게 지치고, 너무 수동적인 삶은 자유가 없다. 너무 혼자 있으면 외롭고, 혼자만의 시간이 없으면 쉴 수 없다. 돈만을 쫒아서도 안되지만, 돈이 없으면 살 수 없다. 작가는 균형을 연습해야 한다고 말한다. 균형을 연습하려면 내가 추구하는 가치가 뭔지 알아야 한다. 작가는 쉬운 질문을 하나 주는데, 그걸 무인도에 가져가고 싶은지 고민하라는 것이다. 가져가고 싶다면, 그건 너가 추구하는 가치다. 물론, 무인도에 가져가고 싶지 않지만 해야 하는 것들도 있다. 균형이라는 단어는 양극단이 있어야지만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양극단이 있단 것은, 불행 없는 행복은 없다는 말이다. 우리는 항상 행복할 수 없다. 불행 없는 행복이 있었다면, 미래에 불행이 올 수도 있다. 내 lover들이 당장 내일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대상은 그대로지만 내 행복감은 더 커진다. 균형이라는 단어를 이렇게 해석하면 당연한 것들의 가치가 보인다.


결론은 죽을 때 “괜찮은 삶이었다.”라고 말하기 위해, 왜 사는지에 대답하기 위해, 균형을 찾아서 끊임없이 성찰하고, 나만의 가치를 향해 나아가라는 것이다. 철학책을 읽고 나면 정말 와닿는 말들이 많이 나오지만, 체화하는 것이 너무 어렵다. 슬럼프가 오면 철학책을 찾게 되는데, 사실 답은 그냥 초콜릿 한봉 까먹기에 있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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