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뭐가 좋은 건지도 잘 모르겠다면?
성인이 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사람들을 많이 만나보고 인간관계와 관련된 글을 많이 봤음에도 불구하고 진지한 인간관계에 대해서는 여전히 잘 모르겠고 고민이 되고, 또 그렇기에 이야기가 흥미롭기도 하다. 결혼이나 직장에서의 팀원 등 여전히 새롭게 진지하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 상황은 계속 발생하고, 좋은 사람의 정답은 없더라도 필자의 관점이 새롭게 느껴지거나 기존에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을 정리해 주는 용도로 활용해 줄 사람이 있을 것 같아 몇 글자 적어보려고 한다.
일단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옆에 두는 건 생각보다 정말 괴롭다. 이미 어떠한 이유로 관계가 깊어져버렸다면 어쩔 수 없지만 굳이 이런 사람을 새롭게, 그리고 진지하게 만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과도하게 자기애가 강한 사람을 피해야 한다는 것도 꽤나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언제나 그렇듯 "적당한" 자기애는 필요하다는 것이 어렵다. 그렇기에 자기애의 근거를 함께 보면 선택의 안정감이 더 생긴다고 본다.
근거가 탄탄하다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 근거의 개수를 확인해 본다.
과거에는 대학교의 타이틀을 강조하던 시기가 있었다 보니 좋은 대학을 간 것이 어느 정도 자존감의 원천이 되기도 했다. 물론 치열한 입시경쟁을 뚫고 좋은 대학교에 간 건 매우 훌륭하나 학벌 하나만을 자존감의 근거로 활용하는 것은 그렇게 보기 좋지는 않다.
똑똑함 계열에서는 학회나 글쓰기 등 지식 관련 다른 활동을 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거나, 운동이나 인간관계와 같은 다른 계열의 강점을 본다면 더 신뢰가 생길 수 있다.
- 근거가 발생한 시기를 확인해 본다.
가끔 지하철을 타면 해병대 전우회 모자를 쓰고 계시는 할아버지를 볼 수 있다. 물론 나라를 위한 헌신은 존경받아 마땅하지만 문제는 너무 오래전 과거만을 내세우면 그 중간과정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서 그렇게 좋은 기대가 생기지는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스몰토크로 월남전 참전 이야기를 하는 할아버지보다는 전우회에서 봉사활동을 다녀온 이야기를 하는 할아버지에게 조금 더 마음이 간다.
- 강점 관련 주제에서 가르치기보다는 함께 하려고 한다.
안 좋은 예시는 사짜 헬스유튜버 일부가 떠오른다. "내가 이 몸을 만들기 위해 노력을 엄청 많이 했다", "죽기 직전까지 운동해야 한다"와 같이 확신에 차있고 자신의 성취를 강조한다. 하지만 정말 운동 고수들은 운동을 제대로 못하는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서 콘텐츠를 제공하는데 직장인을 위한 운동법, 가동범위가 잘 나오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운동법을 알려주는 등 시청자의 상황에 조금이라도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노력한다.
사람은 누구나 스트레스를 받고, 인정받고 싶어 하고, 불안함이 있다. 이 부분은 어떠한 방식으로라도 해소가 되어야 하는데 보통 사회적으로 썩 보기 좋은 방식은 아닐 때가 많아 잘 보여주려고도, 보려고도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너무 확실하게 안 좋은 공격성의 표현 방법은 폭력, 욕설, 자기 파괴적인 행동 등이 있는데 이건 너무 명확하기 때문에 길게 말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반대로 좋은 공격성의 표현 방법으로는 성취가 바탕이 된 인정, 예술이나 취미생활 등을 통한 승화, 유머와 풍자, 합리적인 대안제시와 같은 방법이 있다. 보통 이러한 긍정적인 방법만으로 충분히 해소가 되지는 않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해소방식이 있고 없고는 삶에 큰 차이가 있다.
항상 어려운 부분은 애매한 영역에서 발생하는데 보편적으로는 회피, 뒷담, 참기, 투영(다른 사람의 생각을 자기가 원하는 대로 생각하기), 신념, 정신승리와 같은 영역이 있다. 이러한 모습들은 없으면 좋긴 하겠지만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없을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한쪽이 너무 강하거나, 스스로 한쪽으로 치우쳐있다는 걸 인정하지 않는다면 심리적으로 거리감이 생기기는 한다.
성인이 되면 누구나 자신만의 기준이 생긴다. 사회생활 조언 중에 가족끼리도 정치나 종교이야기는 함부로 하지 말라고 하는데 반대로 생각하면 정치와 종교 이야기를 할 수 있을 정도가 되면 그 사람은 개방성에 있어서 정말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의견이 다를 때 생각해 볼 수 있는 방법으로는 크게 자세히 보기, 넓게 보기 2가지인데 이 방법 중에 1가지라도 대화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보면 개방성을 판단하는 좋은 지표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A당을 뽑아야 하는지 B당을 뽑아야 하는지는 답이 없는 문제이지만, 자신의 생활과 관련된 특정 정책을 더 집중적으로 살펴본다거나 한국과 상황이 비슷한 다른 나라에서 어떤 당이 어떤 슬로건을 내걸어서 선거에서 이겼는지 등을 살펴본다면 서로가 지지하는 정당에 대한 입장을 바꾸지는 않더라도 충분히 재미있는 대화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머리 아프게 저런 근거들을 다 갖고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닌 게 설득력 있는 근거가 딱히 없다면 나도 근거가 많지는 않으니 상대방의 근거들을 들어보는 것도 방법이다.
대화가 되는 것이 시작이지만, 그것으로 설득이 이루어지고 액션까지 이루어지는 건 또 다른 허들이 있다. 만약 상대방이 내 제안에 따라 액션까지 이어졌다면 "역시 내 조언이 훌륭했군"이라는 생각도 좋지만 "내 조언을 듣고 액션까지 하다니 정말 괜찮은 친구잖아?"라고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저 내용들을 알아보는 데는 다소 시간이 오래 걸린다. 점점 사람을 알아보는데 쓸 시간이 없어지다 보니 단편적인 모습인 사회적 지위나 경제력, 외적 인상의 참고 비중이 높아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