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근교 여행 시 볼만한 스낵 스토리
가마쿠라는 도쿄의 근교 도시이며 지하철로 약 1시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다. 해안가를 따라 달리는 열차인 에노덴 열차가 유명하며, 특정한 관광지를 가기보다는 한적한 동네 분위기 자체가 매력적이다. 현대의 관광장소에 대한 소개는 상당히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반면, 역사와 관련되어 쉽게 설명된 한국어 자료가 없는 게 아쉬워 간단하게 적어보려고 한다.
일본의 특이한 정치 체제인 "막부"는 왕은 그대로 있으면서 실질 권력은 군대의 수장인 "쇼군"에게 있는 형태이다. 일본도 처음에는 왕이 실권을 갖고 통치하던 시대가 있었는데(헤이안 시대), 이러한 체제를 무너트리고 처음으로 막부체제가 도입된 것이 가마쿠라 막부이기도 하다. 가마쿠라 막부는 우리나라 고려시대와 같은 시대인데, 몽골에게 지배당하던 시절 여몽연합군이 일본에 상륙하려다가 태풍 때문에 실패했던 때가 가마쿠라 막부의 말기이다. 신기한 점은, 여몽 연합군이 군사적인 피해는 거의 입히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침입이 가마쿠라 막부의 몰락에 상당히 중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가마쿠라에 대한 조사를 하며 가장 먼저 들었던 궁금증은 "왜 가마쿠라인가?"였다. 보통 고려시대정도의 수도는 교통의 요지인 경우가 많은데 (헤이안 시대의 수도도 교통이 발달한 헤이안쿄라는 도시였다, 지금의 교토) 가마쿠라는 교통의 요지라고 하기엔 상당히 구석진 동네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한 이유를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기존 권력을 몰아내기 위한 세력을 몰래 키우려다 보니 찾아진 장소이며 현대적 관점에서 경제가 자연스럽게 성장하기 좋은 동네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이성계의 고향인 동북면이 현대적 기준에서 그렇게 살기 좋은 곳은 아닌 것과 비슷하다.
가마쿠라 막부를 시작한 인물은 "미나모토모 요리토모"라는 사람인데 이 사람에 대한 실화기반 창작 이야기인 "헤이케모노가타리"라는 자료가 있다. 삼국지연의와 같이 실제 사건을 기반 픽션이라 과장이 섞여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장점으로는 소설을 맛깔나게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 역사보다 등장인물을 많이 줄여두었고 (이름들이 비슷비슷해서 등장인물이 많으면 쉽게 지친다), "현재의 권세가 높아도 영원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 이런 역전극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한번 관련 이야기를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간략한 스토리는 아래와 같다.
원래는 헤이케 가문이 실권자로 수도인 헤이안쿄를 차지하고 있었고, 요리모토의 아버지가 반란을 일으켰다가 실패하면서 멸족의 위기가 있었으나 운이 좋게도?? 요리모토는 헤이안쿄에서 멀리 떨어진 섬으로 유배를 떠나 목숨을 부지하게 되었다. (헤이케 가문이 몰락하는 이야기라서 헤이케모노가타리이다.) 유배 중 결혼했던 여자가 그 지역을 실질적으로 다스리던 호조 가문이었고, 유배지였던 이즈 섬과 물리적으로 가까웠다는 장점, (그리고 헤이안쿄와 거리가 멀어 반란이 들키지 않을 수 있던 것)이 요리모토가 세력을 모았던 장소가 가마쿠라인 주요한 이유이다.
한국어 나무위키도 대략적인 정보를 볼 수 있긴 하지만, 정보가 파편화되어있기도 하고 등장인물들이 갑자기 너무 많이 나오기도 해서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다. 영어이긴 하지만
https://www.youtube.com/watch?v=hj0viU1NOog&list=PLOWnSFzV-C9Zrn68-uJ4vE6PcCdmt4eFG
위 시리즈가 맥락을 파악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었으며, 어떤 곳에서 자료를 검색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인물은 (헤이케 가문의) 타이라노 키요모리와, 앞서 소개한 미나모토노 요리토모이며 나머지는 힘들면 슬쩍 넘겨도 크게 문제가 없다는 것을 염두하고 보면 생각보다 난이도가 낮아진다.
다른 배경지식으로는 처음 생각하기에 막부 체제가 왕정을 무너트렸으니 사무라이 vs 정부군의 모양새가 나올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정부군은 그 당시 이미 거의 식물상태였고, 정부를 허수아비로 두고 실권을 행사하던 다른 사무라이 집단인 헤이케 가문과의 전쟁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그 당시 덴노들의 이름을 외우느라 힘을 뺄 필요가 없다.
참고로 "겐페이 전쟁"이라는 키워드는 일본어와 훈음과 독음의 차이 때문에 나왔는데, 미나모토 = 겐지(겐) 가문, 타이라 = 헤이케(페이) 가문에서 유래되었다. (우리나라식으로 읽으면 원평전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