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는 좋은것같은데 공부를 안해요...
전략게임에 대한 가치판단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가 복잡함이다. 기본적으로 단순한 게임에 전략이라는게 있는것도 이상하지 않은가? 그렇다고 시간을 내서 게임의 전략적 요소들을 파악하기엔 시간이 너무 오래걸리기도 하고, 만약 짧은 시간 내에 파악했다고 생각한다면 보통은 겉핥기 정도만 파악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럼 이 이해안되는 복잡한 대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 것일까?
아쉽게도... 대부분의 케이스에서는 NO다. 왜냐하면 대부분 전략을 습득하는 과정은 암기와 단순 시행착오를 통한 감각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특별히 두뇌활동을 더 많이 하지 않아도 게임을 일정 수준으로 즐기는 데에는 문제가 없는데, 이정도 상태에서 감으로 게임을 아무리 반복한다 한들 뇌에는 새로운 자극이 가지 않는다.
인터넷 바둑을 켜보면 종종 수천판의 바둑 전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10급(프로기사에게 9점을 깔아도 지는 실력이다)정도에 머무는(할아버지로 추정되는) 계정들을 쉽게 볼 수 있고 유사하게 리그오브레전드 같은 경우에도 수천판의 전적을 갖고도 실버(스킬1개만 쓰는 챌린저에게 지는 정도)인 케이스도 있다.
※ 믿기 힘들다면 "롤 1만판 실버" 라는 키워드를 검색해보자
물론 별로 관심을 갖지도 않는데 전략 게임을 권유해볼 필요까지는 없지만, 보통 걱정이 되는 케이스는 이미 자체적으로 관심을 가진 상태이다. 이런 경우, 관심을 억지로 끄게 하는 것 보다는 관심을 이용하여 다른 생산적인 요소들을 생각해볼 발판으로 삼는게 더 좋으며 몇가지 요소들은 인생에서 꽤 중요하기도 하다.
말하지 않아도 이미 많은 부모들이라면 활용하고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필자의 경우, 시험 점수가 잘 나오면 성적표가 나온 주에 게임 +2시간 과 같은 보상체계가 있었고 꼭 공부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집안일을 돕는다던가 포기하고 싶은 과목의 과제를 포기하지 않게 독려하는 등에도 활용 할 수 있다.
게임을 하다 보면 몰입하느라 시간가는지 모를 때도 있고, 승부가 명확한 게임의 경우는 졌을때 감정적인 상태가 되어 시간을 신경쓰지 않게 될 수도 있다. 단순히 이런 부작용이 있으니 규제를 강하게 하기 보다는, 게임의 효용이 있으나 부작용도 있다는 것을 인지시켜 주는 것이 좋다. 이런 훈련은 어른이 된 이후의 스트레스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부작용들에 대해서 언급하기보다는, 먼저 게임을 얼마나 할지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내고 그 합의점을 넘어가는 상황에 대해 더 집중해서 이야기를 해보자 (사실 상황들이 다양해서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닐 수도 있다)
전략게임은 매우 다양하지만, 대부분 실력이 느는 프로세스는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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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룰 이해하기 → ② 룰 내에서 승률이 좋은 전략들을 이해하기 → ③ 상대방의 전략을 파악하고 대응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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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②의 복잡성을 넘지 못하면 전략게임 진입 자체를 어려워 하게 되고, ③을 넘지 못하게 되면 앞서 소개한 1만판을 하고도 실력이 제자리인 사례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여기서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끝이 없는데, 이 과정에서 실력이 늘고 승리의 기쁨일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아이가 만약 게임에서 ②에 머물고 있다면 ③으로 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보고, ③에 이미 진입해 있다면 상대방을 고려하는 훌륭한 행동 덕분에 실력이 늘었다는 것에 대한 격려와 함께 세상을 살아가는 데에도 같은 원리가 작용한다는 것을 알려줄 수 있다면 더 좋다.
사실 아이가 게임 관련 이야기를 부모와 깊이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부모의 바람을 조급하게, 직접적으로 전달하려고 노력하지는 않아도 괜찮으며 얘기할 수 있는 타이밍에 기억해서 전달하는게 좋다. 그리고 꼭 미성년자일 때 게임의 부작용들을 모두 해소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앞서 언급한 시간에 대한 인지훈련은 감정에 대한 인지훈련, 스트레스 해소에 대한 인지훈련 등 다양하게 변형할 수 있으며 "인지"만 제대로 되어 있다면 성인이 되어서도 충분히 중심을 잡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