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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바 Aug 09. 2022

나, 초고령 골퍼야!

골프에서 배우는 능력 관리 

  

   레인보우 힐스 블로그를 보다 보니 회원제였을 때 초기 회원권 가격이 8억이나 했다고 말한다.


   투자도 많이 했고 모든 홀이 만만한 홀이 없어 도전해보고 싶게 만든다고 하여 관심을 끌었다


   ‘흠~ 한번 보고 싶은 골프장에 오긴 왔는데 ……'


   “동코스 1번 홀은 445미터 파 5홀입니다.”


   도전해 보고 싶은 골프장이라 조금은 신중하게 연습 스윙하고 샷을 날리니 잘 간다. 벙커 앞에 떨어진다. 굿 샷이다.


   초 고령이라 자칭하는 신 사장님의 샷이 예사롭지 않다. 구력이 묻어난다.


   “굿 샷!”


   나머지 두 여성 동반자들도 다 장타에 잘 치는 분들이라 무리 없이 페어웨이를 지킨다.


   세컨드 샷을 하는 신 사장님의 폼이 드라이버 샷과 거의 흡사하다. 몸의 흔들림이 없고 왼팔의 움직임과 공을 컨트롤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하이브리드로 치는데 방향성도 좋다.


   “캐디 언니, 나도 하이브리드 주세요.”


   110 미터 정도 남기고 떨어지는데 기분이 좋다.


   세 번째 샷으로 네 명이 모두 온 그린을 시킨다. 네 명 모두 온 그린 시키는 것도 드문 경우다.


   초 고령 골퍼는 여기 코스를 잘 아는지 2미터 안쪽으로 붙여서 버디를 노렸지만 아쉽게 파로 만족하고 나머지 세 명도 파를 기록한다.




   “두 번째 홀은 105미터 약간 오르막 파 3홀입니다.”


   “제가 먼저 치겠습니다.”


   오늘 하루 종일 오너가 되기로 했기에 묻지 않고 그대로 티 샷이다. 나쁘지 않은 아이언 샷이다. 거리가 조금 멀긴 하지만 온 그린이다.


   초 고령 골퍼의 아이언 샷이 일정한 방향성과 거리감을 보여준다.


   “굿 샷, 들어갈 뻔했어요. 사장님~”


   캐디가 환성을 지른다. 그린에 올라가 보니 공이 홀 컵에서 20센티미터 정도에 떨어져 있다. 가볍게 탭 인으로 버디를 기록한다.


   “신 사장님, 근데 올해 연세가 몇이신데 초 고령이라고 하세요? 공치시는 것 보면 초 고령 같지 않은데요?”


   “하하하, 제가 올해 딱 80입니다. 나이를 조금 먹었습니다.”


   골프는 나이하고 상관없는 운동이라고 하더니 이 말에 딱 맞는 분이 여기에 있었다.




   세 번째 홀은 파 4홀인데 나와 초고령 골퍼는 무난하게 해저드를 넘기니 100미터 안쪽으로 남는다.


   여성 두 분은 180미터 밖에 안 되는 거리에 있는 그린을 향해 원 온을 시도하고 거의 그린 에지에 떨어뜨린다.


  가볍게 어프로치로 한 분이 버디를 기록한다. 연속되는 버디 행진이다.




   네 번째 홀은 315미터 파 4홀이다. 그렇게 길지 않고 왼쪽 해저드만 조심하면 크게 문제 될 것 없는 홀이다.


   두 번째 샷으로 홀 컵에서 5미터 정도에 떨어뜨렸다. 나머지 동반자들도 온 그린이다. 여성 동반자 한 분이 약 3미터 정도로 나보다 더 가깝다.


   두 사람은 파를 기록하고 내 퍼트는 왼쪽으로 당겨진 듯했지만 홀 컵으로 빨려 들어간다.


   “나이스 버디!”


   연속 세 홀 버디가 돌아가며 나온다.


   여성 동반자의 공이 아깝게 홀을 스치고 지나간다.


   “야, 오늘 동반자들이 정말 잘 치는데요. 레인보우 힐스에서는 80대만 치면 잘 치는 골프입니다.”


   초 고령 골퍼 신 사장님이 스코어 카드를 보면서 감탄한다. 네 번째 홀까지 4명이 모두 이븐 파다.


   “이 골프장을 설계할 때 설계자인 로버트 트렌트 존스 주니어는 14개의 골프채를 모두 사용하면서 골퍼의 신체적 능력, 기술적 능력, 정신적 능력 그리고 전체적인 전략적 게임 수행 능력까지 테스트하는 까다로운 골프장으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오늘 동반자들은 골프를 참 잘 치네요.”

  



   게임이 끝날 때까지 초 고령 골퍼인 신사장님은 코스에 대한 설명과 홀 공략법을 공유한다.


   “여기서는 홀을 보고 해저드 건너서 직접 공략하면 80%는 물에 빠집니다. 오른쪽 그린 에지 쪽으로 공략해서 쓰리 온 하는 것이 좋습니다.”


   경험이 많은 시니어는 전체를 보는 눈이 있다.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 결정이 필요할 때는 충분히 그 역할을 할 수 있고 가치를 더해 줄 수 있다.


   이번에 정년퇴직 후 재고용 원칙을 만들어 경험 많은 퇴직자들을 다시 기업 가치를 올리는데 활용하고자 준비하고 있다.


   “이제 예전처럼 힘으로 거리를 낼 수는 없어요. 대신 정확하게 페어웨이 한가운데로 보낼 수 있다면 충분히 젊은 사람들과 경쟁할 수 있어요.”


   초 고령 골퍼인 신 사장님은 여전히 좋은 스코어를 기록하며 젊은 사람들에게 밀리지 않는 골프 실력을 자랑한다.


   신체적인 능력은 모든 일의 기본이다. 업무를 처리함에 있어서도 건강하여야 계속 일할 수 있다. 재 고용 조건의 하나가 건강을 전제로 하고 있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건강한 직장생활을 하기 위한 방법 가운데 하나가 점심 식사 후 걷기다.


   오래전에 함께 일했던 외국인 사장님이 매일 점심때면 식사 후에 40분 정도를 걷고 들어왔다.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 리더십 교육에서 배운 것을 실천한다고 했다.

  



   기술적 능력은 경험이 많은 시니어 골퍼들이 갖고 있는 소중한 능력이다.


   우리는 이것을 ‘구력’이라고 부른다. 아이언 샷은 정확성이 요구되는 샷이다. 신 사장님이 왼팔을 펴고 일정한 리듬으로 치는 아이언 샷은 일관성이 있다.


   폼은 프로들의 폼과 거리가 있지만 온 그린 시키고, 탭 인으로 버디를 만들어 내는 능력이 있다.


   시니어들이 새로운 시스템이나 디지털 문화에는 조금 뒤떨어질 수 있지만 그 외의 문제들 즉, 조직 내 갈등 해결, 네트워킹, 고객 불만 처리 등 다른 문제 해결에는 경험 많은 시니어들의 능력이 충분히 가치를 더해 줄 수 있다.


   홀 주변에서 어프로치로 파나 또는 칩 인도 가능한 것처럼 문제 해결을 위한 기술적 능력이 충분하다.


   골프에서 정신적 능력은 그린 위에서 빛을 발한다. 가까운 퍼트도 긴장하면 놓칠 수 있다. 초 고령 골퍼는 퍼팅에 거침이 없다. 


   경험 많은 시니어는 어떤 어려운 상황이나 긴박한 상황에도 두려워하거나 걱정하지 않는다. 이미 경험해 본 일이기에 경험 가운데 저장된 파일 하나를 꺼내 실행시키면 되기에 여유가 있다.


   초 고령 골퍼인 신 사장님은 레인보우 힐스 골프장을 잘 파악하고 있다. 경험 많은 우리 시니어들도 우리 기업 환경과 마켓을 잘 알고 있고 그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여 좋은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우리는 우리 기업에 있는 경험 많은 시니어들로부터 그 가치를 발견하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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