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내가 너무 개성 없게 느껴질 때가 있어
사람의 가치라는 게 매 순간과 상황마다 변해간다. 나라는 건 자리와 상황이 만들어낸 존재다. 그러지 않고서는 모두가 이렇게 일률화 되기 힘들 테니까.
가끔은 수학을 배우고 싶다. 모든 사람이 다 비슷하다는 것을, 그리고 그 안에 나도 너도 속한다는 것을 수치화하고 싶다.
큰 소리로 아빠를 부르는 어린아이. 큰 소리로 고삼 딸을 키우는 고충을 토해내는 엄마. 과제를 끝내기 위해 떠들며 노트북을 만지는 학생.
그것은 큰 소리가 아닐 수도 있겠고, 아들일 수도 있겠고, 토해내지 않을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그건 아이와 부모와 학생의 보편적인 역할에게 허용되는 보편적 수치 안일 것이다.
그냥 나는 살아간다. 다음 역할이 주어지기 전까지 지금의 롤에서 산다. 그 보통의 범주 안에서 보통의 범주를 벗어나고 싶어 우울해하고, 이상적인 보편적 삶에 기대치를 맞추고서, 모든 역할을 완벽하게 해내거나 혹은 어떠한 역할도 맡고 싶지 않은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