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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닛폰기의 수준 높은 재즈 클럽/바

알피에(Alfie), 닛폰기의 재즈 클럽/바

by 김주영

도쿄 여행동안 가능한 다양한 지역의 재즈클럽과 재즈카페/바를 방문해 볼 생각이었다. 오늘은 도쿄 닛폰기 지역의 재즈 클럽/바인 "알피에(Alfie)"를 가 볼 생각으로 밖을 나섰다. 이제는 도쿄의 지하철 시스템도 익숙해져 한결 마음이 여유로워졌다.

알피에(Alfie)가 저녁에 문을 열기 때문에 오후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도쿄 치요다 지역에 있는 "글릿치 커피 & 로스터스"라는 커피 전문점에 가서 휴식을 하고 글을 썼다. 이곳은 지인이 추천해 준 곳으로 도쿄에 가면 가보라고 하였다. 장소는 크지 않지만, 손님들 절반이 외국인들이었다. 커피값은 비싸지만, 직원이 주문을 받기 전에 종류를 영어로 설명해 주며 향도 맡게 해 준다. 주문과 계산을 하고 창가 자리에 앉았다. 조금 후에 직원이 커피와 주문한 커피의 원산지, 공정이 적힌 명함 모양의 종이를 가지고 와서 다시 설명해 준다.

커피점을 나와서 라멘집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일본에서 라멘을 먹을 때마다 느끼는 것은 내용물을 광고라도 하는 것처럼 그릇에 가득 차게 해서 국물이 작아진다는 것이다. 국물 음식을 소울 푸드로 여기는 나에게 좀 아쉬운 점이다.

롯폰기 역 출구로 나오니 밖은 벌써 어두워져 밤의 정경이 롯폰기에 드리워진다. 젊은 시절에 내가 방문한 롯폰기에 대한 기억은, 뭐라 할까, 고급스러움과 욕구에 충실한 밤문화가 묘하게 공존해 있는 곳이었다. 지금도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고급주택들, 명품매장과 롯폰기 힐 같은 빌딩들이 고급스럽게 펼쳐진다. 그리고 그와 함께 밤문화가 또한 그 사이에 자리 잡는다. 내가 오늘 방문한 "알피에"(Alfie)라는 재즈 클럽/바는 이런 두 세계의 사이에서 또한 오묘하게 공존하고 있었다. "알피에"(Alfie)는 롯폰기 역 출구 바로 옆 빌딩의 5층에 자리 잡고 있으며 롯폰기 힐과도 가까웠다.

롯폰기 힐 (외부 사진 사용)

"알피에"(Alfie)가 있는 건물 5층에 내리니, 아직 문을 열기 전이었다. 안에서는 오늘 공연을 할 연주자들이 리허설을 하는 소리가 들렸다. 오픈 시간이 되자, 여사장님이 내가 제일 먼저 와서 기다렸다는 것을 알고 손님들 중에서 나를 앞에 세워 주었다. 그런데, 예약을 하지 않고 왔다는 것을 알고는 굉장히 애를 써며 카운터 자리에 한자리를 만들어 주었다. 좌석이 20석 조금 넘는 정도의 소규모 공간이어서 오늘은 만석이었다.

"알피에"(Alfie)는 1980년에 세워진 도쿄에서 전통 있는 재즈클럽이다. 일본 재즈계에서 유명했던 드러머가 사장이었는데, 그분이 돌아가신 후에는 부인이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이 재즈클럽은 외국에도 잘 알려져 있다고 하며, 좌석 규모에 비하여 연주공연자들은 좀 유명한 뮤지션들이다. 그래서 공연비는 5,500엔 정도이며, 한 손님당 최소 2잔의 드링크를 시켜야 한다. 그래서 계산을 할 때면 총 8천엔 정도가 최소한 결재가 된다. 소규모 공간에도 불구하고 도쿄 5대 재즈클럽에 속하며, 재즈공연이 끝난 후에는 재즈바로 바뀌어 손님들과 연주자들이 자유롭게 교류하는 시간이 된다. 물론, 손님으로 재즈바를 찾아도 된다.

오늘은 "스다 아키코"라는 유명 여성 재즈 보컬리스트와 피아노, 베이스, 드럼의 공연이었다. 그녀는 클래식피아노를 공부했고 이후 재즈 보컬리스트로 바꾸었으며 미국에서 음악을 더 공부하고 돌아와서 현재까지 일본 재즈계를 이끌고 나가고 있다.

그녀는 스캣에 아주 능했다. 스캣(Scat) 창법이란 가사 대신에 뜻이 없는 말로 즉흥적으로 프레이즈를 만들면서 부르는 것 또는 아무 뜻도 없는 소리로 가사를 대신해서 흥얼거리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재즈 보컬이 주로 사용한다. 스캣 창법은 가수들로 하여금 즉흥적인 멜로디와 리듬을 노래할 수 있게 함으로써 그들의 목소리를 활용하여 악기와 맞먹는 소리를 낼 수 있게 해 준다. 1910~1920년대 미국 재즈의 시작을 함께 했던 루이 암스트롱이 스캣을 처음 사용했다는 주장도 있다. 그가 공연도중 실수로 그의 손에 쥔 트럼펫을 떨어트렸는데 계속 연주되는 오케스트라와 맞추기 위해서 즉흥적으로 흥얼거리게 되었고 자기 손으로 트럼펫을 다시 잡아서 부를 때까지 그는 멜로디를 스캣으로 이어갔던 것이다.

https://youtu.be/Wb3 notEp4 yU? si=YjwzEiH6 HSdIZRA_

"알피에"(Alfie)를 나와서 다시 치요다 지역으로 이동하여 "캠벨타운 로크"라는 위스키 전문바로 들어갔다. 여기도 지인이 소개해 준 곳으로 한국의 위스키 커뮤니티에서도 알려진 곳이라고 한다. 카운터 자리들만 있고 공간이 협소한 지하공간에 400여 개의 위스키병이 놓여 있다. 몸이 피곤할 때는 위스키가 어울릴 것 같았다. 독한 술이므로 많이 마실 수가 없고 위스키의 기운이 목을 통해 온몸으로 퍼지는 게 기분이 좋아진다. 여기도 재즈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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