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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승마표류기 Sep 23. 2021

말 사귀기 21

35. 중심에 대한 고찰


교관님은 항상 ‘중심으로 타라’고 강조합니다. 이게 무슨 소리일까요? 2발 달린 우리로서는 정말 이해할 수

없습니다. 중심이 뭐지? 이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여러 책을 찾아보며 연구해 본 결과, 제가 이해하고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자세를 잘 잡고 최대한 안장에 밀착하여 앉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되짚어 보면 말의 중심은 제가 안장을 채웠을 때를 기준으로 안장 앞에 위치합니다. 즉, 말의 심장이 무게 중심이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그런데 말의 구조상 안장을 매고 사람이 앉는 위치는 그 무게중심 바로 위가 아닌 약간 뒤쪽입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말과 나의 중심이 일직선상에 있지 않고, 제가 약간 뒤에 있는 겁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 한 가지, 두 물체가 함께 움직일 때 가장 효과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두 물체의 무게중심을 최대한 일치시키는 것입니다. 이것을 유념해야 합니다. 말이 가만히 있기만 한다면 상관없겠지만, 운동을 하게 되면 말의 무게중심이 기승자보다 먼저 움직이게 됩니다. 말은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기 마련이고, 등 위에 가만히 앉아 있던 사람은 그 리듬에 맞춰 한 박자 늦게 움직이게 됩니다. 만약 기승자가 몸을 뒤로 젖히거나 앞으로 기울이면 말의 속도가 달라지게 됩니다. 중심이 흔들리는 상태에서 말이 불편함을 느끼기 때문에, 사람과의 중심을 맞추기 위해 움직이는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둘의 무게중심을 효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은 기승자가 최대한 안장 앞쪽에 앉으려고 노력하고 허리를 꼿꼿이 세우는 것입니다. 요령을 소개해 드리면 안장머리*에 가까이 앉을수록 내 무게중심과 말의 무게중심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져 말이 움직일 때 훨씬 편안함을 느끼게 됩니다. 또한 꼿꼿하게 세운 허리는 나의 체중을 고루 분산시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물론 내가 다리를 말 등에 딱 붙은 것처럼 고정시킬 수 있다는 조건하에서 입니다. 중심의 불균형을 이용해 말을 훈련시킬 때도 있지만, 배우는 입장에선 중심의 기본 원리를 유념하고 자세를 잘 잡아 최대한 안장에 밀착하여 앉으려고 노력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안장머리: 등성마루 부위에 씌워지는 안장의 우뚝 솟은 부분이다.

출처:wehor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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