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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승마표류기 Sep 23. 2021

말 사귀기 22

36. 귀소본능[ homing instinct]

귀소본능[ homing instinct]

"동물이 자신의 서식장소나 산란, 육아를 하던 곳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 다시 그곳으로 되돌아오는 성질로 귀소성, 회귀성이라고도 한다. " 사전에 나온 귀소본능의 의미입니다.

말은 귀소본능이 정말 강한 동물입니다.  오늘 아침 수장대에 말을 매고 있는데 녀석이 갑자기 튀어나가 버리는 겁니다. 물론 제가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면 별 탈 없다는 이야기긴 합니

다. 다행히도 말은 이리저리 도망 다니다 알아서 자기 마방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만약 이 말이 다른 곳으로 튀기라도 했다면 아찔한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었습니다. 거듭

강조하지만 고삐를 놓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합니다. 물론 감당하기 힘들면 고삐를 놓아야 합니다. 녀석이 튀어나간 이유를 추측해 봅니다. 그 녀석은 긴 연휴 동안 좁은 마방에 갇혀 있었

고, 하필 오늘 아침 기온이 영하 8도까지 내려가면서 갑자기 추워졌던 게 제일 컸던 거 같습니다. 날도 추운데 인정머리 없는 주인이 미웠으며 그래서 따뜻한 마방이 그리워 돌아가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이 녀석이 집으로 안 돌아가고 거리로 뛰쳐나갔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상황을 수습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가뜩이나 잘 놀라는 녀석인 데다 추운 겨울날 마방

주변은 온통 얼음판이라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얼음판이 아닌 시멘트 도로로 나갔다 해도 쇠로 된 발굽이 미끄러지면서 크게 다칠 수 있습니다.

다음부터 오래 쉬고 있던 말을 밖으로 데리고 나올 때는 특히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날이 너무 추워 따뜻한 마방으로 돌아가려는 귀소본능을 못 말렸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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