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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승마표류기 Sep 29. 2021

말 사귀기 24

38. 고삐와 오르내림



오늘 마장에서 선배에게 꾸중을 들었습니다. 고삐를 어깨에 걸고, 다리를 걸쳐 탔기 때


문입니다.


“그러다 말이 놀라서 달려가면 어떻게 해? 만약 튀어나가면 당신도 같이 끌려가.


무조건 말 탈 땐 고삐를 짧게 꽉 잡고 또 갈기를 같이 잡아 고정한 후에 올라타야


해. 그리고 기본 마술을 하든 다른 무엇을 하든 고삐는 항상 팽팽하고 짧게 유지해


야 순간적으로 놀라도 말에 매달려 있을 수 있어.”


지금 생각하면 기본 중의 기본을 선배가 말한 것인데 왜 그리도 생소하게 들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그 당시 제


가 타고 있던 말은 무뎌서 크게 놀랄 일이 없을 것이라 믿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편하고자 고삐를 어깨에만 걸치고 무리하게 타려고 했던 것입니다. 기본적인 것인데 많이 부끄럽습니다.


승마에서 고삐의 정석은  돌발 상황에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서 말에 올라탈 때도 반드시 고삐를 쥐고 있어야 합니다. 간혹, 이


때 손이 불편하다고 팔이나 손목에 감고 말에 오르는 사람들이 있는데, 말이 갑자기 놀라기라도 하면 끌려갈 위험이 있습니다. 탈 때도 그렇고 말등에 올라갈 때도 그렇고 고삐는 짧게 잡을수록 올라탈 때 말이 까불 확률이 줄어듭니다. 


오른손잡이인 저는 말에 올라탈 때 왼손으로 고삐를 팽팽하게 하고 갈기를 같이 잡고 올라탑니다. 이러면 원래 잘 움직이는 말도 움직이지 않는 순간이 오는데 이때 올라타는 것이 요령입니다.


순서대로 해보면 첫째, 오른손으로는 안장 뒷부분을 잡고 왼발을 등자에 걸칩니다. 둘째, 오른발로 땅을 박


차고 가볍게 올라타되 말을 자극하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등자가 높을 경우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거나 발 받침대를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내릴 때는 올라타는 것과 반대로 안장 뒷부분이 아니라 안장 앞부분을 잡고 오른


발부터 내립니다. 유념해야 할 점은 내릴 때 오른발 뒤축의 박차가 말의 등을 무심코


찌르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등자에서 내려온다. 이때도 고삐를 쥐고


있어야 합니다.


여담으로 고삐는 낙마할 때도 도움이 됩니다. 말에서 떨어질 때 고삐를 쥐고 있다면


말의 뒷발에 채일 가능성이 줄어드는데, 고삐가 말의 후구보다 머리를 기승자의 방


향으로 유도하기 때문입니다. 단, 습보 등 너무 빨리 달리고 있을 땐 고삐를 잡고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그때는 말보다 당신의 안전이 더 중요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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