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에게 명령할 수 있는 수단, 넓게 보면 말의 심리를 지배할 수 있는 방법을 전문용어로 부조라고 합니다.
책에서는 보통 체중, 다리, 주먹을 주부조라 하고, 보조로 사용되는 채찍, 박차, 음성(혀 차는 소리)은 부부조라고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주부조가 부부조보단 우선이라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채찍보단 다리나 주먹으로 우선권을 둬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부조는 가능한 한 힘을 적게 주고, 최대한 짧게, 일관된 동작으로 명확하게 주되 다른 신체의 움직임은 조용하게 유지해야 합니다. 그리고 상반되는 부조는 사용하지 않아야 합니다. 말마다 또 기승자마다 다른 부조 스타일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부조는 기승자와 말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이기 때문에 자신의 말과 가장 잘 통하는 부조를 사용하
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최소한의 힘과 동작일수록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합니다. 말을 최상의 상태로 만드는 것은 부조를 얼마나 잘 사용하느냐에 달렸습니다. 부조는 원하는 것을 말에게 직접 이야기하는 것인데, 혼란스럽지 않은 방법으로 정확하게 지시해야 합니다. 한꺼번에 많은 신호를 보내 말을 헷갈리게 하거나, 끊임없이 들들 볶아대면 말은 어느 순간 기승자를 무시하고 아예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반항할 수도 있습니다. 한 예로 제가 탔던 스위프트는 제가 부조를 잘못 주면 바로 날뛰는 아주 고약한 녀석이었습니다. 여담이지만 동물은 자기보다 우스워 보이면 무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조 하나 제대로 못 준다고 무시당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럼 조금 더 알아볼까요?
음성
말은 살아있는 생명체이기 때문에 사람과 비슷하게 대하면 됩니다. 보통 말에게 칭찬을 할 때는 “워워, 잘했어”라고 하며 침착하고 부드러운 음성으로 사람에게 말하 듯합니다. 반대로 벌을 줄 때는 크고 짧은 음성으로 호통치듯이 말해야 합니다. 그러면 말도 칭찬과 벌을 구분하게 됩니다. 단 둘 다 확실하게 해야 합니다. 벌을 줄 때 부드럽게 말하면 헷갈리게 됩니다. 말을 습관화시킬 때는 기승자의 일관된 행동이 가장 중요합니다. 뭔가 느낌이 말이 아니라 아이를 훈육하는 것 같네요..
박차
초보자는 말을 놀라게 할 수 있어 박차를 되도록 사용하지 않도록 하고, 일정 단계에 오른 기승자는 다리 부조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사용합니다. 하지만 자주 사용하게 되면 말의 반응이 박차에 무뎌집니다. 또한 기승자가 박차에만 의지하게 돼 이것이 없을 경우 말을 컨트롤하기 힘들어지고, 뒤꿈치에만 신경을 쓰다 보면 종아리는 안 붙는 반면 도리어 뒤꿈치가 붙어 다리가 벌어지기 쉽습니다.
채찍
채찍은 말을 활발하게 하거나 긴장하게 할 때 또는 교육할 때도 사용됩니다. 물론 벌을 줄 때도 사용되긴 하지만 자주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제가 탔던 ‘오노라’와 ‘펠로우’는 정말 무거운 말이었기 때문에, 구보를 하기 위해서는 채찍을 사용해야만 했습니다. 초보자용 말로 구보를 하지 않는 것이 습관이 된 탓도 있고 채찍에 무딘 탓에 게으른 말이 됐을 수도 있습니다. 녀석들이 웬만한 박차로도 움직이지 않을 땐 채찍으로 엉덩이를 살짝 때리면 운동에 도움이 됐습니다. 하지만 동작을 크게 하거나 갑자기 세게 칠 경우에는 말이 깜짝 놀랄 수도 있으니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