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껴둔 행복

빵집이 준 선물

by 초연

난 20대 때부터 몸매 관리에 엄청 진심이었다
그래서 과자며 이스크림, 인스턴트 음식등은 거의 먹지 않았다. 그냥 그게 습관화 돼서 딱히 먹고 싶은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런데 빵집은 달랐다 빵이 먹고 싶은건지 빵집이 좋은 건지 구분이 되질 않았다. 빵집 앞을 지나갈 때면 빵집 안의 따뜻해보이는 조명에 마음이 포근해졌고. 고소한 빵과 달콤하고 예쁜 디저트들은 언제든 누릴수 있지만 잠시 보류해둔 행복 같았다


그때부터 빵집은 나에게 지나가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곳이었다..언젠가는 저기 가서 빵을 사야지 생각하면서 항상 그 행복을 저축해두었다. 나는 그게 좋았다. 갖지 못하지만 언제든 가질 수는 있는 것, 하지만 지금 당장은 갖지 못하기 때문에 아쉬우면서 그리워하는 것, 이런 것이 나에게 있다는 것이 어쩌면 행운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빵집은 나에게 그런 곳이었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서부터 나는 과자며 빵이며 인스턴트 음식들을 먹기 시작했다. 그게 스트레스를 푸는 한 방법이 되어 버리기도 했고 그렇게까지 참으면서 먹지 않을 일이 무엇인가 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만큼 나에게 육아 스트레스는 큰 것이었다. 그렇게 빵집에 가서 에그타르트며 뺑오 쇼콜라며 브라우니며 케이크등을 원하는대로 먹었다.


언제부턴가 빵집 앞을 지나도 예전 같은 기분이 들지 않는다. 빵집은 이제 언제든 들어가서 무언가를 살 수 있는 마트 같은 곳이 되어버렸다. 더이상 생각하면 따뜻하고 기분 좋은 곳이 아닌것이다


어쩌면 모든 것을 다 가지는 게 행복이 아닐 수도 있겠다 싶다 . 참다 참다 가서 먹는 아이스크림 한개가 주는 기쁨은 생각날 때마다 가게에 들러서 먹는 아이스크림 한 개와는 맛과 차원이 다를 것이다 나는 내 아이들이 이 느낌을 알았으면 좋겠다. 내가 느꼈던 소박한 소중함을 내 아이들이 이해할까....



아이들은 사고 싶은 게 생기면 마구마구 조른다. 나는 그걸 이기지 못하고 잘 사주는 엄마이기도 하다. 하지만 내가 이런 기쁨을 느꼈듯이 아이들도 이런 기쁨을 느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항상 가지고 있다


무언가 소중한 것은 너무 자주 쓰지 말고 너무 자주 보지 않는 것이 인생을 조금 더 풍요롭고 충만하게 살 수 있는 길이 아닐까 싶다.
우린 어쩌면 인생에서 대단한 행복을 바라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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