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기다려 네덜란드

30. 큐브하우스

by 글마중 김범순

45도로 기울인 정육면체를 붙여 만든 독특한 큐브하우스


모처럼 날씨가 좋았다. 오전 9시 반쯤 됐을 때 뒤채 작업실로 하나 둘 젊은 주부들이 모여들었다. 누구냐고 물으니 한 달에 한 번씩 작업실을 무료로 빌려줘 한인 여덟 명이 도예 공부를 한다고 했다. 나는 또 요정 같은 딸한테 홀딱 반했다.


"엄마, 얼른 외출준비하세요. 로테르담 가게."

5월 13일 오전. 가을도 아닌데 마른 풀이 가득한 벌판이 끝없이 이어졌다.

아까운 땅 놀리지 말고 서둘러 사람 먹을 밀이나 심을 것이지!

이런 내 마음을 읽었는지 딸이 말했다.

바짝 말려 동물 먹이로 사용할 거라고.

잘 알지도 못하면서 주제넘게 참견질을 하다니.

대놓고 들킨 것도 아닌데 얼굴이 뜨끈했다.


자동차로 약 한 시간쯤 달려 로테르담에 도착했다.

이럴 수가! 한복 입은 여인 사진과 서울에서 로테르담이라는 한글에 감격했다.

볼수록 신기한 아파트

지을 때 상당히 어려웠을 것 같다.

공사기간도 길었을 테고.

로테르담 보이만스 반 뵈닝겐 수장고(예술 작품을 보관하는 수장고)에 왔다.

건물 모양이 우주에서 내려온 유리 물컵 같지 않은지?

실내도 상당히 독특했는데 엘리베이터도 상하행선이 따로 있었다.

연결 통로와 손잡이가 강화유리라 떨어질까 봐 오금이 저렸다.

사람의 상상력은 한계가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킨 작품

수장고 옥상에서 내려다본 로테르담.

고색창연한 중세 풍의 암스테르담과 달리 초고층 건물이 곳곳에 들어서고 있다.

유쾌한 동요가 나오고 밑받침인 둥근 판이 빙글빙글 돌아가니까 더 재미있었다.

수장고 밖으로 나와 조금 걸으면 만나는 보이만스 반 뵈닝겐 미술관 조형물

로테르담 블락 역 바로 옆에 있는 큐브하우스

쇼핑센터 외관이 아주 근사하다.

광장에 노천시장이 열려 옷, 치즈, 화분 등을 팔았다.

쇼핑센터 내부 타일 벽화에 빛이 반사되어 환상적이다.

자동차는 이 쇼핑센터에 주차하고 역광장을 가로질러 큐브하우스로 갔다.

광장에는 버스킹이 한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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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를 지키는 석상의 둥근 배와 손이 제주도 돌하르방과 비슷하다.



큐브하우스에는 실제 주민들이 살고 있다.

입장료를 내고 모델 하우스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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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장난감 같아서 젊은이나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았다.

쇼핑센터 월남국수 가게 입구

돌아오는 길.

철책 너머 글씨와 구름이 너---무 예뻤다.


저녁을 먹고 집 뒤로 나갔다.

까치 소리가 들려 반가웠다.

네덜란드 까치는 잘 울지 않을 뿐 아니라 울어도 작게 운다.


밤 9시 50분. 이제 조금 어둑하다.

우리나라 북위 33-43도

네덜란드 북위 52도

약 10도 차이가 이렇게 크다니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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