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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마중 김범순 Sep 10. 2024

딱 기다려 네덜란드

1.  융통성과 정석의 경계


네덜란드 딸네 집에서 한 달 보름 머물기로 했다. 인천 공항으로 가기 위해 대전 청사 선사유적지 역에서 줄을 섰다.


버스기사가 맨 먼저 탄 아저씨에게 큰소리로 말했다.

  “안 돼요!”

  “버스 예매한 거 확실하잖아요.” 

  “태그가 안 된다고요. 태그 안 되면 숫자가 틀려 출발할 수 없단 말이에요. 어서 내리세요. 저 앞에 택시 있잖아요.”

  “에이 그러지 말고 한 번만 봐주세요.”   

  “다른 손님 못 타잖아요. 출발 시간도 3분이나 늦었고요. 빨리 내리세요.” 


아저씨가 내리고 사람들이 차례차례 버스에 올랐다.


청사 역을 출발한 버스가 잠시 후 도룡 역에 정차했다. 아까 버스에서 내린 그 아저씨가 맨 먼저 올라와 일행이 있는 뒷자리로 갔다. 


도룡 역 출발 버스표를 예매하고 청사 역에서 타려다 실패한 것


아저씨가 옳다는 건 아니지만 일행이 둘씩이나 있었으니 한 번 봐 줄만 하지 않은가?


안 되는 이유와 되풀이하지 말라는 당부를 하고 태워줬어야 했다.


한마디로 버스 기사가 융통성이 없다.


그게 무슨 큰 위법이라고 굳이 택시를 타고 앞서 가게 하는가 말이다.


역지사지


자기가 그런 처지였다면?


정석과 융통성의 경계 쩝!


태그와 고객 수가 틀리면 버스가 출발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기사는 얼마든지 조작할 수 있다.


정석에서 벗어나면 비리가 된다.

아저씨를 태워주는 게 그렇게 큰 비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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