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 5월에 반하다
옆 동 앞에 핀 감꽃
옛날 시골집 앞에 감나무가 한 그루 있었다. 감꽃이 피었다 떨어지면 주워 먹고 남은 것은 실에 꿰어 목걸이를 만들었다. 까만 땅에 떨어진 감꽃은 별을 닮아 더 좋아했었다.
장미꽃이 만개했다. 우리 동과 멀고 동선이 닿지 않아 처음 보았다.
앵두
장미꽃 울타리가 있는 앞앞동에는 앵두나무도 있어 부러웠다.
작년 초 천식 판정을 받고 약을 복용한다. 천식약 부작용은 소화불량이었다. 옥수수차 끓일 때 말린 쑥을 넣었더니 소화에 도움이 되었다.
단오가 지나면 약성이 지나쳐 해가 된다고 해서 서둘러 뜯으려고 성북동 들판을 또 찾았다.
잠자리는 아니고 잠자리 사돈의 팔촌쯤 되려나?
쑥색 애벌레
나이가 많아서 그런지 벌레도 징그럽지 않고 생명이 있는 건 무조건 귀하다. 그렇다고 뱀까지 좋아하는 건 아니다. 뱀은 여전히 소름 돋게 징그럽고 무섭다.
여치? 메뚜기?
검정 날개의 잠자리 사돈의 팔촌?
무당벌레
무당벌레는 언제 봐도 반갑다. 진딧물을 포식하는 익충이라 그렇기도 하지만 생김새가 예쁘기 때문에 더 그런 것 같다.
한창인 토끼풀꽃
내년 초까지 먹고 남을 만큼 쑥을 뜯었다. 홀딱 반했던 계절의 여왕 5월이 며칠 남지 않았다. 아쉽고 섭섭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