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 초대
초대 안의 초대
자뻑 3인방이 장쌤 교회 자매님한테 2월 6일 식사 초대를 받았다.
집으로의 식사 초대!
이 얼마나 감사하고 또 감사한 일인가?
1월 26일 비립종 시술을 받았다. 11일 후니까 괜찮을 것 같아서 흔쾌히 약속했다. 하지만 거지 같은 피부는 아물지 않고 홀딱 뒤집혀 1주일 세수와 15일 화장 금지 진단을 받았다. 얼른 약속 날짜를 바꾸자고 제안해 2월 24일로 정정했다.
드디어 설레는 2월 24일. 약속 시간이 다가올 때 장쌤한테서 전화가 왔다. 발목을 접질려 깁스를 한 상태니까 집 앞으로 와 달라고. 외출할 수 있겠느냐니까 괜찮다고 했다.
한쪽은 깁스하고 한쪽은 부츠를 신은 장쌤. 내가 약속을 미뤄서 멋쟁이를 그런 모습으로 가게 만든 것이다. 대전에는 아침부터 눈이 내려 최고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눈길에 깁스라니! 더더욱 미안했다.
성사장도 만나 완전체가 되었다. 눈까지 우리 셋을 축복한다며 하하 호호 초대받은 자매님 집으로 갔다.
집안으로 들어서면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방문 장식이었다.
작은 포인트로 이렇게 분위기가 달라지다니?
나는 왜 여태 안 꾸미고 살았는지 모르겠다.
알프스 산장이
스페인 카페가
연상되는 고품격 벽시계
일기가 쓰고 싶어지는 서가
전화기와 화분과 소품의 아지자기한 조화
틈날 때마다 밑줄 치며 읽는다는
나뭇잎 모양의 책갈피를 꽂은
앤틱 가구 위에 놓여 있는
저 책
내가 지은 소설책이었다.
최고의 독자를 만난 이 기쁨!
최고의 독자를 만난 이 영광!
게국지와 정갈한 반찬
안면도 아닌 자매님 집에서 맛있는 게국지를 먹게 될 줄 꿈에도 몰랐다.
하얀 눈의 축복이 틀림없었다.
이름은 들어봤나? 시래기 황태찜!
세 번 삶아 우려
쇠고기 국물에 졸인
명품 시래기와 황태가 만난 것이다.
황태찜 덜어먹으라고 예쁜 앞접시를 건넸다.
접시가 따뜻했다.
따뜻한 마음을 받은 것 같아 감동했다.
그렇게 맛있는 황태찜은 난생처음이었다.
화룡점정 간장게장
2월 4일 담근 간장 게장. 2월 6일이 가장 맛있다고 했다. 그런데 나 때문에 18일이나 늦어진 것이다. 자매님은 우리에게 가장 맛있는 간장게장을 먹이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지 못해 얼마나 속이 상했을까? 미안하고 고맙고 또 미안했다.
간장게장 너무너무 맛있었다.
넷이 찰칵!
김장 김치 맛도 일품이었다. 탄력 있는 섬유질 식감 자체가 달랐다. 내가 원하던 80일 배추 맛이었다. 직접 농사지은 배추냐고 물었다. 아니나 다를까 품질 좋은 배추 농가를 선택해서 직접 뽑아왔노라고 했다.
밥을 두 공기나 먹었다.
음식에 정성을 기울일 줄 아는
음식 온도와 맛의 상관관계를 아는
전문성과 비법까지 담을 줄 아는
자매님은
집밥의 장인이었다.
2시간 40분에 걸친 최고의 만찬이 끝났다.
사랑합니다. 파이팅!
달콤한 후식
밥배 따로
후식배 따로
자매님은 사과 껍질을 깎아 먹기 좋게 얇게 저몄다. 이에 무리한 자극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고 했다. 사과를 반으로 뚝 잘라 씨만 동그랗게 파서 가족한테 건네는 무식한 내 모습이 몹시 부끄러웠다.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다음에 또 만나요 ♪♬
자매님은 직접 뜬 수세미도 선물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문
들어갈 때는 열려있어서 못 보았다.
행운이 절로 들어올 것이다.
흐뭇하게 돌아오는 길
나와 성사장은 장쌤한테
귀한 만남을 주선해서
고맙다고 진심으로 치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