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화

152. 땡그랑 골프

by 글마중 김범순


짝꿍 수현짱이 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손을 흔들며 내려왔다. 멋진 언니 모델처럼 경쾌하고 예뻐서 열렬하게 반겼다.


오늘은 미용장 땡그랑 골프 모임 월례 라운딩이 있다.


아진 짱이 따끈한 두유를 만들어왔다. 새벽에 일어나 준비한 마음씀이 지극히 고맙다. 감사한 마음으로 후후 불어 한 모금 마셨다. 따뜻한 사랑으로 속이 금방 훈훈해졌다.


오전 5시 45분. 비가 조금씩 내려 와이퍼를 1단으로 켜고 깜깜한 고속도로 달렸다. 대형화물차 옆을 달릴 때마다 와락 두려움이 몰려왔다. 8년 전 남해 고속도로에서 초대형화물차가 지나가니까 핸들이 저절로 돌며 빨려 들어가 부딪친 경험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클럽하우스 내부로 들어왔다. 언젠가 왔었지만 분위기가 새로워

두려움이 사라지고 축제장에 온 듯 살짝 설레기까지 했다.





고구려 상징 삼족오 벽화


논산은 백제가 아니었던가? 멋진 작품들이 빛을 잃을 정도로 일관성 없어 조금 실망했다.


라운딩이 시작되자 비가 거의 멎었다. 아주 가끔 빗방울이 떨어졌지만 괜찮았다. 날씨 요정들이 많은 덕분이었다.


회장은 갑자기 특강이 잡혀 땡그랑 골프 모임 창단 이래 처음으로 불참했다. 우리 넷이 물가에 내놓은 아이처럼 불안했는지 아진 짱을 통해 팀 운영과 선물을 전달했다. 든든한 버팀목인 회장이 없으니까 어딘지 허전했다.


9홀 돌고 잠깐 쉬는 시간에 아진 짱이 가져온 컵라면을 먹었다. 야외 테이블에서 먹는 라면 맛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맛있었다.


푸른빛이 도는 잔디


라운딩 끝나자마자 사진 찍기 좋아하는 나는 먼저 점심식사 하기로 한 근처 마을로 왔다.


야자 매트가 깔린 오르막길을 올라갔다.


산기슭을 채운 마른풀


작은 동산 정상에서 공들여 꾸민 작은 마을을 내려다 보였다.



내려올 때는 일부러 굵은 막대기를 놓아 디딜 수 있게 만든 곳으로 내려왔다. 생각보다 감성적이고 재미있었다.


양지쪽의 작은 꽃


커다란 가랑잎이 꽃을 덮고 있어 한쪽은 제대로 피지 못했다. 검색해 보니 솜나물꽃이었다.


마을 입구 복숭아꽃


아주 특별한 포토존


3월 31일 12시 14분

오전 내내 잔뜩 흐렸던 하늘이 저렇게 말짱하다니?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


부조화 속의 조화


칠레 이스터 섬의 모아이 석상!

우리의 항아리!

멋진 돌 작품!


추억 속의 교복



식당 옆 주차장에 수선화가 피어있다. 밤새 내린 비로 여기저기 흙이 튀었지만 싱싱하고 탐스럽다.


꼬막 비빔밥을 먹고 차를 마시러 갔다.


식물원이 연상되는 카페



시들시들 메말라 보이는 덩굴에 피어있는 빨간 꽃. 그래서 더 기특하고 예뻤다.



윤정 짱이 키페 대표를 잘 안다고 했다.

서비스로 과일과 생크림이 나왔다.


아진 짱이 부군과 통화할 때 윤정 짱과 수현 짱이 전화기에 대고 형부 차 사줘서 고맙다고 애교를 떨어 웃음꽃이 피었다. 나도 한마디 했다.

"처형이에요. 맛있게 잘 마셨습니다!"


서로의 인격을 존중하고

각각의 장점을 인정하며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귀한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는 땡그랑 모임이 있어 참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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