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크리스마스
부랴부랴 아침 설거지를 마치고 집을 나섰다.
5분 거리에 있는 연습장으로 가기 위해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1번 자리를 뺏기지 않으려면 서두를 수밖에 없다.
9시 7분.
어라?
문이 잠겨 있다.
기계치라고 문까지 나를 무시하나?
세차게 흔들었지만 굳게 잠긴 것이 분명했다.
- 평일 6시. 토요일 9시 시작 -
차가 밀려서 늦는 건가? 토요일 오전인데 차가 왜 막혀?
신뢰감이 확 떨어졌다.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공원으로 돌려 산책하고 다시 와보니 9시 48분.
아직도다.
화가 머리 끝까지 났다.
받을 리 없는 연습장에 전화를 걸어 통화 내역을 증거로 남겼다.
씩씩거리며 돌아오는 길 칼바람이 몰아쳐 더 화가 나고 약이 올랐다.
귀가 시려 두 손으로 감싸고 신호를 기다렸다.
오후에 다시 가기 위해 외투만 벗고 이불속으로 들어갔다.
몸을 녹이며 브런치 글을 읽다 보니 오늘은 크리스마스.
어휴 - !
하마터면 토요일에 왜 문 안 열었느냐고 법석 떨어 미친 할망구가 될 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