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2021년 12월 17일 오후
12월 20 월요일은 미용장 대전 지회 연례행사로 뮤지컬을 관람하는 날이다.
버스를 대절해 서울까지 가는 크나큰 문화행사였다.
15일부터 PCR 검사를 받고 음성 확인 메시지를 올리라는 공지가 떴다.
어제 PCR 검사를 받고 오늘 아침 10시 단톡방에 올렸다.
그런데, 그런데!
음성 확인 유효기간이 12월 19일 24시까지라 다시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저께 코로나 3차 접종을 해서 욱신거리는 팔과 몸을 이끌고 집을 나섰다.
서울 나들이로 들뜬 기대감이나 하니까 게으른 나를 눈발 날리는 거리로 내몰 수 있었을 것이다.
차로 가면 5분도 안 걸리지만 나선 김에 몇 가지 살 것이 있어 걸어갔다.
검사받고 오는 길에 마트도 들르고 백화점과 연결된 지하보도 난전에서 현금 주고 방울토마토도 사고 아파트 옆 국밥집에 들러 포장을 주문했다.
"해장국 나왔습니다!"
이게 웬일인가? 주머니에는 천 원짜리 지폐 두 장과 마트 영수증만 있고 카드가 없었다.
카드를 잃어버린 것이었다.
주인한테 기다려달라고 하고 부리나케 집으로 달렸다.
신고가 우선이었지만 카드 번호를 모르고 난전에서 돈 꺼낼 때 떨어트렸을 수도 있었다.
카드 주운 사람이 백화점에 가서 명품을 사면 그야말로 큰일이다.
숨을 몰아쉬며 영수증에 적힌 마트 번호부터 눌렀다.
"그 카드 제가 보관하고 있어요."
계산할 때 누군가 자꾸 말을 거는 바람에 영수증과 포인트 카드만 나한테 건넸다고 했다.
잃어버리지 않은 것이 얼마나 다행스럽던지 직원의 실수는 지적하지 않고 넘어가기로 했다.
해장국을 들고 국밥집을 나서는데 신호음이 울렸다.
- 회원 여러분 서울 문화행사 취소합니다.
거리두기 4단계에 준하는 조치로 오늘 24시 이후 사적 모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