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이 영혼이고 유전이 윤회이다(4)

선험(先驗): 아직 경험하지 않았어도 부모가 경험하였기에 가능한 인식능력

by 풍초김해수


유전적 윤회(遺傳的輪廻)를 살펴보자


앞에서 지적하였듯이 세계 종교는 신이 있어 종교가 생겨 났다기보다

종교가 신을 생겨나게 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세계역사를 보더라도 농경목축 산업시대(BC 8000년~2000년)에는 기후가 일 년 농사를 결정지었으므로 막연히 하늘에 희생제의(犧牲祭儀, 동물희생제)를 지내다가 점점 부락이 커지고 민족단위의 세력이 결집되면서 사상적 철학이 제의儀式에 투영되어 최초의 종교인 <조로아스터교> 태어났다.


조로아스트교(Zoroastrismus)는 아후라 마즈다(Ahura Masda)라는 선신과 앙그라 마이뉴(Angra Mainiu)라는 악신을 선포하여 최초의 선악개념을 만들었다. 삶의 터전을 찾아 이동하던 사람들이 필요에 의해 또, 다른 신을 믿게 했다. 모두 살기 위한 방편이었다. 지배자의 입장에서 피지배자가 무리에서 이탈하지 않고 결속을 하기 위해서는 생사를 관장하는 神은 절대 필요했다. 그렇게 해서 생겨난 것이 종교(宗敎)이다. 이 것은 내가 하는 말이 아니라 역사가 증명한다.

그러면 윤회는 없는 것 인가. 윤회는 있다. 그러나 윤회의 내용과 방법이 다르다. 윤회의 사전적 의미는 바퀴(輪:윤) 자에 돌(廻:회) 자이다. 바퀴가 돌 듯이 계속 돌아간다. 또, 생전에 하던 행동이 업이 되어 業報도 받는다. 그러나 종교에서 말하는 아트만(自我) 영혼의 윤회(삼사라, samsara)는 아니다. 내가 살면서 지은 업보(환경적 성격)가 내 자손에게 유전(先天性의 대물림)되어 내 자손들이 성격 때문에 살면서 果報로 받는 것이 윤회이다.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모든 말과 행동들이 사람의 몸속에 저장된다. 사람이 느끼는 이 것을 意(생각)라고 한다. 다시 이 생각을 생각하는 마음을 識(마음)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사람 이 온다라고 느끼는 것은 '생각'이고 사람이 오는데 반갑다든지 무섭다든지 하는 감정은 '마음'이다. 이 생각과 마음이 몸속에 잠재되어 있는 것이 潛在意識(말나식)이다. 잠재의식이 발현되어 나오는 것이 꿈이다. 꿈이나 어떤 절박한 환경에서 일어나는 감정, 이를테면 공포심 같은 것도 잠재의식의 일부이다. 옛날에 본 영화나 들은 이야기가 머릿속에 갑자기 떠 오르는 것은 잠재의식을 불러 내오는 것이다


주희(朱熹, 1130~1200)의 心性論에 의하면 "은 虛靈之覺(마음이 신령한 분별력)을 가진 性과 情의 근원이자 주재자이고, 은 마음의 [본체]이며 아직 미발현된 상태의 理이다. 마음의 [작용]이며 이미 발현된 氣이다." 쉽게 설명하면 성품(性, 무의식, alaya식)이 발현된 것이 성격과 기질(氣)이며 그 기질을 다스리는 것은 마음이다. 기질氣質 때문에 생겨나는 온갖 행, 불행을 다스리는 것은 오직 스스로의 마음(心)뿐이다.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기록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의식 중에서도 훈습된 무의식(아뢰야식, alaya)은 貯藏識이다. 오감으로 느낀 저장 의식은 사람의 세포(유전자 DNA) 속에 저장된다. 이 것이 환경에 의한 性格인 환경성(環境性)이다. 자식을 생산하면 그 세포가 자식에게 이전되면서 유전자 속에 저장된 무의식도 함께 이식된다. 이 것이 유전자先驗에 의한 천성(天性)이다.

부모의 환경적 성격이 자식에게 유전되면 천성이 되는 것이다. 자식이 부모의 성격을 닮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한국 속담에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라고 하지 않나. 그리고 성품이 '타고난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사람은 날 때 천성(天性:선대의 성격)을 갖고 태어난다. 그리고 살면서 주변환경과 본인의 생각과 말과 행동에 따라 또 다른 성격인 환경성(環境性;살면서 습득하는 성격)으로 변해간다. 처음 날 때는 천성이 90%이고 환경성이 10%이라면 죽을 때는 환경성이 90%이고 천성이 10% 이하 일거라고 본다. 이 것은 태어날 때의 성품도 후천적인 노력(환경)에 의해 어느 정도는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말에 빗대어 "숙명(천성)은 못 바꾸어도 운명(환경성)은 바꿀 수 있다"라고 한다.


진화생물학자들 간에 논쟁이 있었다. 유전자가 중요한지 아니면 태어나서 살아온 환경이 중요한지, 일명 네이처(nature:자연적)와 너처(nurture:인위적) 논쟁이다. 경험과 학습의 내용이 달라지면서 일란성쌍둥이도 후천적인 환경에 의해 세월이 흐른 후 성격이 달라진다는 것이다(環境性格). 학자들은 그래도 유전적인 면이 더 크다는 것에 대체적으로 동의했다.


내 성격은 어제오늘 생긴 것이 아니다. 20만 년 전부터 代를 이어 내려온 천성(貯藏意識)이 유전을 타고 世를 이어 가면서 덧칠되어 왔다. 그래서 동서양을 불문하고 결혼을 人倫之大事로 보고 사람을 보면서도 집안내력을 중요하게 보는 이유이다.


설사 내조상 중에 강도 살인을 한 사람이 있더라도 그래서 내 마음이 찰나 순간 그런 마음이 들더라도 스스로 마음을 다스려 그걸 극복하면 극복하는 의지가 함께 전이되어 내 자손은 그런 업에서 벗어난다는 게 불교의 원리이다.


야구선수의 아들은 야구선수로 씨름선수의 아들은 씨름선수로 사는 것은 몸속에 부모의 선험(先驗: 내가 아직 경험하지 않았어도 부모가 먼저 경험하였기에 선천적으로 가능한 인식능력)에 의한 유전인자가 있기 때문에 그렇다.


그래서 붓다는 욕심을 내려놓고 선하게 살라고 하였고 그래야 當世에 좋은 업보도 받을 수 있고 자기의 자손도 대를 이어 좋은 과보(천성에 의한 길흉화복)를 받는다는 것이다.


윤회란 사람이 죽으면 우주라는 대지에 씨앗을 하나 뿌리는 것이고 이 씨앗은 우주공간이라는 흙 속에 정령이라는 이름으로 심어져 있다가 생물학상 암수의 생식작용(生殖作用, 생물이 자기와 같은 종류의 개체를 새로 만들어 내는 작용)에 의해 아기가 잉태될 때 부모의 유전자(DNA) 속에 저장되어 있던 성품(alaya, causal body)이 아기에게 전해지고 우주에 가득 찬 에너지 중에 이라는 氣가 엄마의 몸을 통해 아기에게 전해지면서 우주의 정령과 유전적 성품과 육신의 몸이 합치되어 생명이 창조된다고 생각한다. 아버지가 몸을 주고 어머니가 숨을 주었다.


나가세나 존자가 밀린다왕과의 문답에서 <망고의 윤회>를 얘기했다. 망고를 먹고 씨앗을 땅에 뿌리면 다시 망고가 생겨나고 또다시 먹고 뿌리면 또 생겨나는 법칙을 망고의 윤회라고 표현했다.


세상의 이치는 똑같은 것인데 사람의 목숨이라고 망고와 별 다르겠는가. 여기서 씨앗은 아기를 말하고 내가 아니고 내 자식이다(유전적 윤회) 아기(씨앗)가 커서 어른(망고)이 되고 어른이 되어서 다시 아기를 낳는다(씨앗)


나가세나 존자가 윤회를 설명하면서 "아이와 어른은 相異하다. 그러나 이 아이가 커서 어른이 된다.. 존재는 동일하지도 상이하지도 않지만 최종단계의 의식으로 포섭된다."라고 하였다.


[역자註: 여기서 의식은 무의식 중 저장의식(alaya)을 의미한다고 해석한다]


[불교백과사전]에도 아뢰야식은 종자(유전자 DNA)를 간직한 채로 과거세(부모세대)에서 현세(자식세대)로 이동하여 현세에서 새로운 생명체를 형성하는 근원체(성품)가 곧 윤회의 주체가 된다.


종교에서 말하는 윤회는 내 의식이 다른 사람 몸에 들어가는 것을 말하고 유전은 망고씨앗처럼 이미 나의 모든 유전자가 이식되어 있는 것이다. 망고 씨앗이 다시 망고가 될 수 있는 것은 망고 씨앗에 망고의 유전자가 심어져 있기 때문이다.


윤회는 두 갈래로 진행된다고 본다. 하나는 정령이라는 우주의 氣가 순환하면서 생겨나고 다른 하나는 세세손손 대물림 하는 유전자移植에 의한 윤회이다


인간은 미물이고 지구는 우주 속에서 모래알만도 못한 존재인데 한낱 개인의 목숨이 무슨 의미가 크겠는가 다만, 짧고 긴 인생의 여정 속에서 의미 있는 존재가 되기 위한 나비의 작은 날개 짓 같은 몸부림인데 사람들은 너무 집착해서 희로애락의 자만감과 열패감을 갖고 산다.


부처는 이를라고 했다. 사성제의 고를 알고 팔정도를 익혀 고를 멸하고 반야와 보리로서 삼독(탐, 진, 치)을 없애어 마음의 평안을 얻으면 그것이 해탈이고 그 상태로 죽으면 그것이 열반이다 죽고 나면 내가 세상에 태어나기 전의 기억이 없듯이 이후의 의식도 없다. 의식이 없으면 나는 더 이상 내가 아니다.


나라는 물질과 아뢰야식(저장의식)의 윤회(유전)는 있어도 나라는 영혼(의식)의 윤회(자아)는 없다.


의식이 내 영혼을 따라 윤회하려면 <의식> 이 살아 있어야 가능하다. 내 靈氣(재생)를 받은 이가 날 기억하지 못한다면 이는 내가 아닌 다른 그 사람이다.



- 영혼(spirit) 윤회하는 것이 아니라

- 무의식(alaya)이 윤회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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