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이별을 위한 운동

건강은 필요하다. 잘 살기 위해서도, 잘 끝내기 위해서도

by 풍초김해수




나이가 드니 걸음이 시원찮다. 그러면서 걱정을 한다. "이대로 늙으면 부축 없이 걸을 수 있으려나"

그래서 생각한다. 몸의 근육도 마음의 근육도 평소 꾸준히 키워야 되겠다고.


근년에 유명인들이 많이 세상을 떠나셨다. 얼마 전 전유성이 생을 마쳤다. 한 시대의 풍류객 도인이 떠난 것이다. 올해 나이가 76세라고 하니 수명이 아깝다. 뒤이어 안성기도 떠났다.

《삼가 영원한 안식을 기원합니다》


사람의 세포수는 30에서 40조 개이며 하루에 소멸되는 세포는 수천억 개인데 나이가 들수록 교체율이 떨어져서 새로 생성되는 세포는 적은데 소멸은 빨라져서 피부와 장기가 쭈글해지고 기능도 점차 나빠진다.


일본의 <와다 히데키>라는 노인정신의학 전문의는 '80세의 벽'이라는 책에서 나이가 80이 넘어가면 건강검진도 받지 말라고 한다. 암이 발견되어 수술해서 더 살더라도 실제 행복감은 병을 안고 사느니 못 하단다. 젊은이들보다 암 증식률도 늦다. 80세면 암 1cm 자라는 데 10년 걸린다고 한다.


암을 치료하다가 생활의 즐거움과 체력을 모두 잃는 것보다 암과 더불어 사는 게 실제 수명은 장수한다는 논리이다.


나는 검진까지 받지 말라는 건 동의하지 않는다. 검진에서 발견되는 초기암이라면 요즘은 간단한 시술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다만 조직을 다 들어내야 할 만큼의 대수술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건강이나 수명은 부지런해야 한다. 운동도 게으르면 못한다. 그러다가 피식 웃는다. 한 세상 와서 무난하게 살았으면 됐지 몇 년 더 살고 덜 살고 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다른 이는 몰라도 나는 오래 사는 게 목적은 아니다. 10년을 더 살면서 5년을 아파야 한다면 아프지 않고 10년 전에 생을 마쳐도 좋다는 생각이다.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이젠 없고 남은 미련도 없기 때문이다. 혹시나 나중에 총기가 흐려져서 변심하는 일이 없도록 나 자신이나 주위에 입버릇처럼 되뇐다. '연명거부신청'도 해놓았다.


운동은 꼭 오래 살기 위해 하는 것만은 아니다. 행복한 생의 마감을 위해서도 건강은 꼭 필요하다.


나이가 들면 여자는 친구가 많아지고 남자는 적어진다. 친구가 적어지니 말도 적어진다. 호르몬영향도 있을 것이다. 말수가 줄어들면 무기력해지고 활력도 떨어진다. 그래서 운동이 중요하다.


가장 좋은 끝은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 없을 때까지만 사는 거다. 나에게 길고 짧은 시간은 중요하지 않다. 행복한 마지막은 오복 중의 하나이다. 고종명考終命이 그것이다.


젊었을 때는 "죽는 게 왜 행복인가?"라고 의아해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사람은 누구든지 어차피 죽기 때문에 늙어서 병이 들어 고생하는 것만큼 큰 고통도 없다.


주위를 둘러봐도 百壽가 꼭 좋은 것만도 아니다. 말년에 여러 사람을 힘들게 하고 본인도 힘들다. 김형석교수님처럼 건강하고 스스로 생산활동을 할 수 있을 정도의 근력을 가진 상태라면 120세까지 살아도 행복이다.


인간의 자연수명이 150세라고 하니 다음 세대는 의학의 처치비용이 중산층이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다운되고 각자 관리만 잘한다면 가능한 수명이다. 그러나 과학의 도움을 받더라도 기본 체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가능하지 않다. 꾸준히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이다.


며칠 전 지인의 어머님이 아흔둘에 세상을 떠나셔서 문상을 다녀온 적이 있는데 조문을 마치고 "고인께서 고생은 하지 않으셨는지요"라고 인사를 건네자 상주는 "주무시다가 가셨습니다"라고 하길래 내심 행복하게 가셨구나 했다. 가시는 분도 좋고 보내드리는 자식도 좋은 아름다운 이별이다.


현재수명으로는 다른 이의 부축 없이 살만큼 사시다가 아프지 않고 주무시다 가셨으니 그것이야 말로 고종명이 아닌가!

<긴병 끝에 효자 없다>라고 하지 않나. 아름답지 못 한 이별은 혈육의 정도 소원하게 만든다.




♧ 상기 사진은 pixabay에서 인용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