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성을 하나 얻었다
데이터리안 독서 챌린지 3주 차
Part 3,4를 읽으며 완독을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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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삽질 끝에 UX가 보였다]를 3주 동안 1권을 모두 읽었다. (뿌듯)
지난주는 기획자로서의 고민 깊이를 정면으로 마주하는 시간이었다면,
이번 주는 그 고민을 실제 화면과 흐름으로
어떻게 풀어내는지를 보여주는 부분에서 몰입했던 것 같다.
‘생각’이 ‘결과’로 바뀌는 과정을 따라가며 읽게 됐다.
3주 차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이미 존재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UI/UX를 단계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과정이었다.
새로운 데이터를 수집하기보다
이미 쌓여 있던 수치들을 다양한 시도로 수집하고(GA, 어드민, 내부 팀원들을 통한 요청 등등..)
다시 들여다보고, 그 안에서 의미를 찾아 화면과 흐름을 바꿔 나간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의 시작에는 늘 배경, 목적, 목표가 있었다.
왜 이 기능을 보고 있는지
무엇을 개선하려는 것인지
그래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야 하는지
이 세 가지가 먼저 정리되고 나서야
데이터가 해석되고, UI가 바뀌고, 결과가 설명됐다.
Part3에서 '태진'이라는 기획자가
정책을 명확하게 정리해 두지도 않은 채 협의하고, 본인만 알고 있는 채로 화면만 그려
디자이너에게 업무 요청을 한 장면도 인상 깊었다.
(어이가 없어서 인상이 깊었음)
디자이너는 '꾸미는 사람’이 아닌데 말이다.
의사결정의 맥락 없이 결과물만 요청하는 태진의 태도는 꿀밤 각이다.
일단 이 부분은 기획자들이 절대 하면 안 되는 행동이므로 해당 장면을 사진으로 박제한다.
책에서 반복해서 강조하던 건 단순했다.
UI/UX는 결과가 아니라 판단의 흔적이라는 것.
왜 이 버튼이 여기 있는지, 왜 이 플로우를 선택했는지, 왜 이 수치를 기준으로 삼았는지.
그걸 설명할 수 있으려면 결국 돌아갈 곳은 하나였다.
배경, 목적, 목표.
이 세 가지는 데이터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어떤 데이터를 봐야 할지 방향성을 제시하게 된다.
이 부분이 분명하면 데이터는 방향을 잃지 않고,
UI/UX는 취향이 아니라 선택이 된다.
내가 그동안 설득에서 힘이 빠졌던 이유는
근거가 없어서가 아니라, 그 근거들을 하나의 기준으로 묶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걸.
이 기준은 마치 북극성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표가 흔들릴 때, 의견이 갈릴 때 다시 돌아가 확인할 수 있는 방향 말이다.
4주 차에서는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통해 사용자에게서 직접 데이터를 확보하는 방법을 다룬다.
이 파트는 비교적 가볍게 읽혔다.
내용도 간략했고, 이미 알고 있거나 실무에서 익숙한 방식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파트는 마지막으로 가볍게 정리하며 책을 마무리하는 느낌에 가까웠다.
내가 실무에서 데이터에 대한 선택지를 적극적으로 쓰지 못했던 이유를 이제야 조금 솔직하게 보게 됐다.
나는 그동안
내부 데이터 접근 권한을 요청하고
어드민을 만들자고 설득하고
MVP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데에
많은 에너지를 쏟아왔다.
그 자체로 틀린 방향은 아니었다.
실제로 결과물도 남았고,
지금도 디벨롭되고 있다.
다만 이 책을 덮으며 한 가지 질문이 남았다.
그 추진력의 일부를 배경·목적·목표를 더 깊게 드릴다운하는 데, 그리고 지금 당장 확보할 수 있는 최소한의 데이터에 쓰는 데 조금 더 써봤다면 어땠을까.
내부 DB 접근이 어려웠다면 외부에서 데이터를 모으는 방법을 고민해 보고, 완벽한 리서치가 아니더라도 이해관계자나 사용자를 짧게라도 만나 가설을 점검해 보는 데 말이다.
내가 추진해 보고자 제안한 프로젝트가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경험을 반복하며
동료 기획자에게 물었던 적이 있다.
“이럴 때 어떻게 받아들이세요?”
돌아온 대답은 의외로 담담했다.
“내 설득력이 부족했구나, 하고 생각해요.”
그 말이 계속 마음에 남아 있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내 설득이 부족했던 이유는
논리가 없어서가 아니라,
그 논리들을 하나의 배경–목적–목표라는
이야기로 충분히 묶이지 못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각각은 맞는 말이었지만,
전체를 관통하는 기준은 흐릿했다.
최근 JD를 보다 보면
“데이터 분석 역량을 갖춘 기획자”라는 표현이 자주 보인다.
그 문장을 볼 때마다 고민했다.
과거에 파이썬으로 데이터 분석을 공부하고
캐글에 참여했던 경험을 말하면 될까?
아니면 SQL로 데이터를 조회하고
결과를 UI/UX 개선에 반영하는 경험을 말하는 걸까.
이 책을 읽고 나서
그 질문은 조금 다른 방향으로 정리됐다.
데이터 분석은
특정 기술을 잘 다루느냐도 있겠지만,
무엇이 궁금한지 정의하고
가설을 세우고
그 가설을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를 고민하고
근거를 바탕으로 선택하는 과정
그 자체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건 내가 이미 해오던 고민의 연장선이기도 했다.
나는 정책 수립이나 개발 관점의 의사결정보다
UI/UX 기획을 시작할 때
가장 헷갈림을 느껴왔다.
전략기획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시장 조사와 상위 기획의 프레임은 익숙했지만,
사용자 관점에서 무엇을 더 봐야 하는지,
그걸 UI/UX에 어떻게 연결해야 하는지는
늘 고민의 영역에 남아 있었다.
이 책은 그 지점을
데이터라는 언어로 이어줬다.
사용자를 막연히 “고려한다”가 아니라,
어떤 행동을 했는지 → 왜 그랬을지 가설을 세우고 → 확인해 보는 과정으로
구체화하는 방식 말이다.
이 책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
일의 기준 하나를 분명히 세웠다는 점이다.
앞으로 어떤 프로젝트를 맡더라도
기능이나 화면을 고민하기 전에
먼저 붙잡아야 할 것.
배경, 목적, 목표.
이 세 가지가 분명하다면
데이터는 길을 잃지 않고,
UI/UX는 취향이 아니라 설득이 된다.
이 글로 나의 데이터리안 독서 챌린지는 끝난다.
하지만 이 북극성은 아마 다음 프로젝트에서도 계속 따라올 것 같다.
마지막으로 저자의 따뜻한 맺음말을 첨부한다.
그리고 기획자든, 디자이너든
프로덕트를 중심으로 일하는 모든 사람들 중에
데이터에 대한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면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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