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것

by 이대엽
대발이 그리다

설 명절을 며칠 앞두고 동남아시아를 여행한 적이 있다. 여행길에서 마주한 설 명절의 풍경은 참으로 인상 깊었다.


공원과 마을 곳곳, 가로수, 시장과 상점마다 걸려있는 등불과 장식, 복을 기원하는 글귀가 적힌 플래카드가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거리마다 명절을 준비하는 손길이 분주했지만, 그 속에는 활기가 넘쳐흘렀다. 사람들의 얼굴에는 설렘이 가득했고, 그 모습이 왠지 부럽게 느껴졌다. 건물과 음식에서도 전통을 지켜가려는 주민들과 기관들의 노력이 묻어났다.


문득 옛 우리의 설 풍경이 떠올랐다. 까치 까치설날 노래를 부르고, 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차례를 지내며 세배를 올리던 모습들. 윷놀이와 제기차기 같은 놀이로 온 가족이 함께 웃으며 보냈던 기억들이다.


우리의 한복과 음식, 설날과 추석 같은 풍습은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우리의 정체성을 보여 주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발전과 편리함도 좋지만, 유형이든 무형이든 좋은 전통은 지켜내고 미래 세대에 계승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문화에 대한 자긍심이 아닐까?


한가위에 초롱 등불 하나라도 주민센터와 동네 입구에 걸어 두면 어떨까? 공공기관 지붕에 전통 기와만이라도 얹으면 어떨까? 농산물 직거래 장터와 제기차기 등 전통놀이 대회를 열어 보면 어떨까?


거창한 것이 아니어도 좋을 것 같다. 온 가족이 한 자리에 모였다. 오랜만에 가족 모두 예쁜 한복을 입고 세배를 하고, 떡국을 나누며 덕담을 나눴다.


전통은 결코 과거의 흔적이 아니다. 우리의 삶을 따뜻하게 해 주고, 뿌리를 이어가는 소중한 자산이다. 오늘도 묵묵히 전통의 맥을 이어가며 애쓰는 많은 분들께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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