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흐르는 강물처럼’ 감독:로버트 레드포드
우리는 가장 가까운 사람을 도와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도움을 주어야 하는지 모를 수도 있고 잘 알고 믿었던 사람이 우리 손을 벗어나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들을 사랑할 수는 있습니다.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어도 완벽하게 사랑할 수는 있습니다. 영화의 끝부분 노먼의 아버지가 죽기 전에 했던 설교 말씀이다. 가장 인상적으로 남으면서도 이 영화를 통해 얘기하는 중요한 메시지이자 현재의 내 마음에 큰 울림을 주는 실천적 말씀이다.
누군가에게 아니 가족에게 도움을 주고 싶지만 어떤 도움을 어떻게 주어야 할지 모를 때가 많고, 때로는 나의 이해의 밖을 넘어서서 슬픔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분명한 것은 완전히 이해할 수 없지만 완벽하게 사랑할 수는 있기에 사랑으로 다가는 것 그것만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깨닫는다. 사랑의 마음이 전달되어 흐르는 강물처럼 하나로 융합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1900년대 초 미국 몬태나 주를 배경으로 노먼(크레이그 쉐퍼)과 폴(브레드 피트)의 형제 이야기를 다룬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은 영화 제목만큼이나 흐르는 강물이 눈을 시원하게 하고 아름답게 펼쳐진 강물 위로 플라이 낚시를 하는 아버지(탐 스캐릿)와 두 아들-노먼과 폴-의 모습이 눈부시게 빛나는 영화다. 노먼의 내레이션으로 시작되어 내레이션으로 끝나는 내레이션과 그 시절 사진들을 통해 1900년대 초부터 1990년대에 이르기까지, 노먼이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는 그러나 사랑했던 사람들을 떠나보내고 홀로 남아 흐르는 강물에서 낚시를 하며 여전히 그들과 교감하며 흐르는 강물처럼 모든 것이 하나로 융합한다는 큰 깨달음을 전달한다.
어린 시절, 목사였던 아버지와 아버지가 종교와도 같이 여겼던 낚시를 노먼과 동생 폴에게 가르치는 장면과 노먼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는 장면은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의 하나다. 은혜는 예술에서 오고 예술은 쉽게 오지 않는다는 아버지는 낚시는 리듬을 타야 한다면서 리듬을 가르치고, 낚시하는 법을 배우지 않는 것은 낚시에 대한 모욕이라며 두 형제에게 낚시하는 법을 가르치고 직접 낚시를 하게 한다. 또한 글쓰기는 절제라면서 노먼이 써 온 글을 반으로 줄이고 또 줄이며 글쓰기를 가르친다. 몇 번의 과정을 거쳐 좋은 글이 됐을 때 그 글을 버리라고 한다. 참으로 아이들에게 인내와 절제를 가르치는 아버지의 모습이 엄격하면서도 부모가 어떻게 아이를 양육하게 하는 것이 좋은가 생각을 하게 한다.
분명한 것은 아버지의 가르침 속에 자란 노먼과 동생 폴은 너무나 상반된 기질을 가진 형제라는 것이다. 순종적이면서도 아버지의 가르침 속에 규례와 법도를 지키며 살아가는 형 노먼과 자유분방하면서도 예술적이고 모험적이며 당시의 규범을 깨뜨리며 인디언에 대한 차별적 시선을 가진 사람들을 뒤로하고 인디언 여자 친구를 만나며 때로는 도박 속에 빚을 지면서도 삶을 즐기는 폴, 특히 폴이 아버지의 가르침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낚시를 추구하며 월척을 낚았을 때 아버지는 “넌 훌륭한 낚시꾼”이라고 얘기를 한다. 형조차도 예술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얘기한다. 그렇게 모험적인 삶을 즐기며 낚시 전문 기자가 된 폴은 결국 권총 손잡이에 맞아 죽으며 젊은 날 비참한 죽음을 맞이한다. 가족들에게 가장 큰 슬픔을 남긴 폴의 죽음이었지만 죽음에 대한 슬픔과 통곡보다는 ‘폴은 너무나 아름다운 아이였다’는 아버지의 말씀으로 그 아픔을 받아들인다. 그랬기에 마지막 아버지의 설교 속에 폴을 향한 아버지의 말씀이 너무나 이해가 된다. ‘어떤 도움을 주어야 하는지 모를 수도 있고 잘 알고 믿었던 사람이 우리 손을 벗어나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들을 사랑할 수는 있습니다.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어도 완벽하게 사랑할 수는 있습니다. 늘 폴을 사랑했던 아버지 그를 떠나보내고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 그 아픔을 가슴에 안고 살았던 아버지의 마음이 느껴진다. 그런 아버지의 마음을 알게 된 노먼이 어린 시절 가족 이야기를 써보라고 했던 아버지의 말씀대로 대학 교수가 되고 그 이후에 가족의 이야기를 소설로 남긴다. 그 소설이 결국 이렇게 영화가 된 것이다. 영화 속 노먼이 공부하기 위해 고향을 떠나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평생의 반려자가 되는 제시를 만나 사랑하는 이야기까지 영화 속에 펼쳐지면서 노먼의 가족을 통해 부모와 자식, 형과 동생, 사랑과 이별, 죽음이라는 인생을 잔잔하지만 아름답게 때로는 슬프지만 담백하고 절제되어 담아내고 있다.
한 가족의, 한 인간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순간순간의 기록은 때로는 즐거움이면서도 때로는 아픔이지만 그렇게 강물은 흘러가고 인생은 흘러간다.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배경으로 낚시하는 그 모습과 음악이 하나가 되어 영화의 아름다운 배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정화되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또한 영화를 보며 나는 노먼인가, 폴인가, 아니 나는 어떤 아버지이고 어떤 어머니인가? 나는 누군가에게 어떻게 가르치고 어떻게 사랑을 주고 있는가? 다시 한번 성찰하게 된다. 인생은 강물처럼 흐르고 마지막에 하나로 융합되는 그 강물에 이르기까지 잔잔하기도 때로는 큰 파도와 폭포를 만나며 시련을 겪기도 하겠지만 그런 인생을 살아가면서 마음으로 교감하고 사랑하는 사랑을 만날 수 있는 것은 큰 축복인 것 같다. 이해되지 않은 나의 가족으로,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나의 주변 사람으로 인해 가슴 아파하기보다는 만남의 축복을 감사하며, 사랑으로 감싸며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인생은 흐르는 강물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