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에서 한 줄기 빛으로- 사랑 그 아름다운

영화 ‘파반느’

by 김승희

파도 파도 샘물처럼 나오는 게 있다면 무엇일까? 머리를 조아리고 수도 없이 생각해 봐도 나오는 결론은 하나 바로 사랑이다. 사랑 그 오묘한 사랑만이 파도 파도 새것처럼 우리에게 감동을 주고 깨달음을 준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사랑이 곧 삶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사랑을 위해 태어났고, 사랑받는 존재이고, 사랑하며 사랑받으며 살아가는 존재이다. 그런데 사람이 자신의 존재를 망각하고 사랑이라는 그 본질을 망각했기에 사랑받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존재임을 놓친 것이다. 오늘날 사랑의 본질을 놓쳐 버린 자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는가? 외로움과 불안과 소외됨에 친근해져 결국 자신을 버리고,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벽을 만들며 어둠에 갇혀 버리게 되는 것이다. 한 줄기 빛도 없는 어둠 속에서만이 자유롭게 이동하며 마음을 닫아버린 어둠에 갇혀 있는 존재에게 그렇다면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어둠을 밝혀 주는 빛. 그 빛만이 어둠을 환하게 해 줄 수 있다. 그 빛이 바로 희망이고 사랑이다. 빛이라는 사랑만이 어둠을 밝혀 주는 등대가 아닐까? 그 등대와 같은 영화, 어둠을 밝히는 빛을 보여주는 영화, 어둠과 한 몸이 된 자에게 사랑의 본질, 삶의 본질을 일깨우는 영화가 바로 ‘파반느’가 아닌가 싶다. 모든 이들에게 사랑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되새기며 사랑은 한 줄기 빛과 같은 것임을, 우리의 일상의 일상이 되어야 하는 것이 바로 사랑임을 일깨워주는 따뜻한 영화이다.


유토피아 백화점 직원인 미정(고아성), 지하 주차장에서 일하는 요한(변요한), 주차요원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록(문상민) 세 사람은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특히 미정은 입사 성적 1등이었지만 그의 외모로 인해 사람들로부터 상처를 입고 여러 부서를 전전하다 지하 창고에서 일하고 있고, 요한은 자유로운 영혼이지만 백화점 회장의 첩이었던 엄마의 자살로 인한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잘생긴 경록은 유명 배우인 아빠의 버림을 받고 춤을 추고 싶은 꿈도 접어둔 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서로의 상처로 인해 전혀 가까워질 것 같지 않지만 사람들이 미정을 바라보는 외적인 시선을 버리고 미정에 대해 특별한 감정으로 경록은 그녀를 따스하게 대한다. 그러나 그런 경록의 따스함이 당황스러운 미정. 그런 경록과 미정의 만남을 적극 주선해 주는 요한으로 인해 그들은 가까워지고 함께 한다. 그들이 함께 나눴던 대화들이 참으로 아름답고 타인의 시선이 아닌 내면의 진실함으로 다가가는 모습이 참으로 따뜻하게 느껴진다. 어둠 속에 갇혀 있던 미정에게 한 줄기 빛으로 다가온 경록, 그 경록과의 사랑이 오래도록 그려질 줄 알았는데, 결국 경록의 사고로 인해 두 사람의 사랑이 오래 지속되지는 않았지만 결국 그 사랑의 힘은 크고 놀랍게 펼쳐진다. 미정은 어둠 속에 갇히지 않고 유치원 선생이 되어 아이들과 노래하고 다른 사람과 어울려 환하게 웃는다. 외로움과 상처 속에 자살 시도까지 했던 요한도 지속적으로 요양원을 방문해 준 경록으로 인해 다시 일어나고 미정과 경록의 이야기를 소설로 담아내어 소설가로서 빛나게 살게 된다. 경록이라는 빛을 통해 두 사람은 환한 빛으로 밝게 살아가며 영화는 끝이 난다.

경록의 사고를 생각하지 못했기에 그의 죽음이 가슴 아프게 다가왔고, 미정과 경록이 만날 약속 장소에서 덩그러니 서 있었던 미정의 모습이 안쓰러웠지만 눈사람으로라도 그녀를 기다리겠다던 경록이 약속을 지키듯 경록을 기다리는 미정이 옆에 눈사람이 녹는 모습을 함께 보여준 장면은 영화 속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다. 마지막까지 약속을 지키려는 경록의 마음이 눈사람으로 애절하게 그려진 것이라 더욱 그렇다. 외모로 누군가를 바라보지 않고 타인의 시선보다 내면의 진실함으로 다가가는 경록의 모습은 사람들로부터 상처를 입고 닫아버린 미정의 얼어붙은 마음도 녹여냈고, 자신이 옆에 없어도 될 것 같아 경록을 떠났던 미정도 다시 자신을 찾아온 경록의 마음을 받아들이고 사랑한다고 한다. 사랑은 외면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고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 사랑의 마음은 결국 어둠 속에 빛이 되어 준다.

미정 또한 경록에게 따스한 말을 건네주며 경록의 마음을 위로한다. 특히 미정이 경록에게 해준 인디언들의 이야기는 경록에게뿐만 아나리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위로가 된다. 경록이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미래가 막막하다고 했을 때 미정은 인디언 이야기를 하면서 잠시 말에서 내렸다고 생각해라. 인디언들은 말을 타고 달려가다가 자신이 달려온 쪽을 바라보는데 그것은 쉬려거나 말을 쉬게 하는 것이 아니라 걸음이 느린 영혼이 따라오지 못할까 봐 기다려주는 배려라고 하며 영혼이 왔다 싶으면 다시 달린다고 한다. 미련이 남으면 하고 하기 싫은 것은 하지 말라, 세상의 속도에 맞추지 말고 나의 속도로 살아가면 좋을 것 같다고 한다. 두고두고 남기고 싶은 말이다. 아마 이 말을 듣는 경록의 마음은 어땠을까. 따스한 빛이 되지 않았을까. 서로에게 위로와 힘이 되어 준 그들이었기에 좋아한다 고백하고 사랑의 싹이 트인 것이다. 타인을 위한 배려가 곧 사랑이고, 세상의 속도가 아니라 나의 속도로 살아가는 것 그것이 또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가 아닌가 싶다.


사랑이라는 그 아름다운 것은 세상의 편견과도 맞서 싸우며 누군가에게 한 줄기 빛이 되어 주는 것이다. 그 빛이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상대방을 이해하고 그 내면의 진실함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상처 난 손에 밴드를 붙여 주고, 같이 음악을 듣고 노래하는 것 진실한 사랑은 그것으로도 족하다 생각한다. 사람이 사람을 살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사랑기에 그 아름다운 사랑을 나누기를 소망한다. 누군가에게 한 줄기 빛으로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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