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읽는 기쁨(28)

김용택 '참 좋은 당신'

by 김승희

사랑한다는 것은 이해하는 것이고 이해한다는 것은 공감한다는 것이다. 상대방이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공감할 때 그 아픔의 크기와 깊이와 넓이가 어느 정도인지를 알기 때문이다. 아픔을, 슬픔을 공감하는 것, 그 아픔까지도 사랑할 수 있는 것이 진정 사랑이지 않을까?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이 아닌 그 내면에 있는 그 진실을 이해하려 할 때 진정한 사랑의 감정은 싹이 튼다. 조건이 수반된 사랑은 충족이 되지 않았을 때 불만스럽고 행여 충족이 되는 그 순간에 오히려 사랑의 감정이 시들어버릴 수 있다.


사랑한다는 것은 상대방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나의 마음에 받아들이고 간직하는 것이다. 그 모습을 변화시키기보다는 그 존재의 의미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그래서 그 사랑으로 숨 쉬며 살아가는 것이다. 그 사랑의 참된 의미를 망각하며 단순히 사랑한다는 것은 어느 순간 사라져 버릴 수 있다. 사랑한다는 것은 숨김없이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이고 사랑에 대한 환상 속에 사랑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참아내고 인내하고 견디며 의지적으로 그 사랑을 완성시켜 가는 것이다. 완성된 사랑이 아닌 만들어 가는 사랑 그 사랑의 열매들을 누리며 살아가는 것 그것이 복된 인생이다. 그러기에 인생에서 사랑의 참된 의미를 발견하고 깨닫게 하는 그 사랑의 존재를 만난다는 자체가 가장 큰 축복이요 세상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기쁨이 아닐까


그렇다면 그 사랑의 존재, 내 마음의 사랑의 의미를 깨닫게 한 존재를 만난다면 어떻게 그 사람을 표현할 수 있을까? 그 마음의 사람을 가장 잘 표현한 시가 김용택 시인의 ‘참 좋은 당신’이 아닐까 싶다.


참 좋은 당신

김용택


어느 봄날

당신의 사랑으로

응달지던 내 뒤란에

햇빛이 들이치는 기쁨을

나는 보았습니다

어둠 속에서 사랑의 불가로

나를 가만히 불러내신 당신은

어둠을 건너온 자만이

만들 수 있는

밝고 환한 빛으로

내 앞에 서서

들꽃처럼 깨끗하게

웃었지요

아,

생각만 해도

좋은

당신


어둠 속에 존재하던 나를 빛으로 이끌어 내어 햇빛이 들이치는 기쁨을 보게 한 사람. 그 사람이 밝고 환한 빛으로 들꽃처럼 웃는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그런 행복함에 잠길 수 있도록 만들어 준 참 좋은 당신. 어쩌면 이렇게도 사랑의 당신을 잘 표현할 수 있을까요? 그 어떤 시보다 가슴에 와닿는 따뜻한 사랑의 시다. 따뜻한 사랑의 시를 모두 꼭 전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오늘 아니면 내일, 따스한 봄날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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